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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증후군

▲ 이은희 우석대학교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열이 올라서 견딜 수가 없어요” 라고 호소하는 중년의 여성분들의 내원이 잦아졌다. 갱년기의 ‘열이 오르는 증상’은 잘 견디고 있다가도 여름이 찾아와 계절이 더워지면 더 고통스럽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감기를 달고 살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성은 전체 삶의 1/3이 넘는 30여 년을 폐경 후에 보내게 된다. 갱년기라는 폐경전후기(폐경 5년 전부터 폐경 후 5년까지 약 10년 동안)를 지혜롭게 잘 관리하는 것은 건강한 노년기를 위한 중년여성의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학술적으로 갱년기는 45~55세를 전후하는 시점, 에스트로겐이 차츰 감소하면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시기로, 주로 폐경 전 1년에서 폐경 후 1년까지가 증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점점 증상이 호전된다. 열이 오르고 땀이 나서 추웠다·더웠다를 반복하게 되는 ‘안면홍조’ 증상이 대표적이나 우울과 불면, 관절통, 기력저하, 질건조증, 요실금 등 아주 다양한 증상들이 동반된다.

 

그러나 임상에서 보여지는 양상은 참으로 다양하다. 예를 들어 위장장애가 아주 심해 죽도 잘 못 먹겠다고 호소하며 내원하거나 생리 전 증후군으로 두통이 있었던 여성이 심한 만성두통을 가지고 내원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평소 자신이 취약했던 부분이 호르몬이 변화하는 시기와 맞물려 더욱 악화되는 경우를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또한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폐경 후 3년이 지나면서 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러한 경우는 원인이 되는 다른 요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나, 갱년기증후군과 맞물려 살펴보아야 한다. 갱년기증후군은 에스트로겐의 감소가 주요 원인이기는 하나 환경적, 사회, 문화, 정신적인 요인이 매우 밀접하게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증상들은 규칙적인 식사, 운동, 수면 등의 생활습관과 갱년기가 정상적인 생리현상임을 염두에 두고 항상 즐거운 삶이 되도록 노력하는 방법으로 치료없이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수 있다. 그러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증상 발생 시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권하고 싶다.

 

양방의 호르몬대체요법 이외에 한의학적 침치료, 한약치료, 약침치료, 뜸치료 등은 호르몬의 불균형을 조절하고, 변증치료를 통해 부작용없이 전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신음허가 발생하면 청리자감탕을, 간열이 발생하면 청간소요산을, 심열이 발생하면 청심연자음 등을 활용할 수 있는데, 개개인의 변증과 호소증상에 따른 처방운용, 혈자리의 선택이 중요하다. 주 2회, 6주 정도의 치료를 통해서도 눈에 띄게 향상되는 삶의질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건강한 중년기의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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