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가 올 시기가 아닌데 아이들의 신체에 갑작스런 변화가 오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학부모는 “우리 아이의 키가 작은 것 같다”, “사춘기가 빠르다”, “비만인 것 같다”는 등의 아이의 성장에 대한 걱정이 늘어간다. 아이들도 너무 빨리 사춘기가 찾아와 당황하는 경우도 있다. 빠른 2차 성징이라부르는 성조숙증에 대해서 우석대학교부속한방병원 한방소아과 정민정 교수와 함께 질의응답의 방법으로 알아본다.
Q. 성조숙증이란 무엇인가요?
A. 2차 성징이 여아에서 8세 미만, 남아에서 9세 미만에 나타나면 성조숙증 이라고 합니다.
2차 성징은 여아에서는 유방이 발달하며, 남아에서는 고환의 용적이 4 mL 이상 또는 장경이 2.5 cm 이상으로 커지며, 음모 발달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Q. 성조숙증을 겪는 아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인지, 또 성조숙증은 왜 생겨나는 질병인가요?
A. 최근 건강심사평가원의 통계에 의하면 2010년 한해 동안 2만 8천명의 소아가 성조숙증으로 진단될 정도로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성조숙증은 진성과 가성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진성 성조숙증은 정상적인 사춘기와 마찬가지로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의 활성화가 시작되어 발생합니다.
가성 성조숙증은 위의 호르몬 축의 활성화가 아닌 것으로, 주로 여아의 경우 난소 낭종, 난소 종양 등의 원인이 있고 남아의 경우 부신피질 종양, 뇌종양 등이 원인이 있습니다.
실제적으로는 여아의 경우 90%가 특정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특발성이 대부분이나 6세 미만의 경우는 기질적 원인일 가능성 높습니다. 남아의 경우 뇌병변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성조숙증을 부모님께서 진단하실 수 있는 방법을, 남아의 경우, 여아의 경우로 나눠서 알려주세요.
A. 우리 부모들은 자녀가 성조숙증이라고 마음속으로 진단하고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 어린이들 중 상당수는 성조숙증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여아 중 일부는 지방이 많아서 겉으로 보기에 유방같이 보이는 경우, 일부는 일시적으로 조기에 유방이 발현된 경우도 있는데 다른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성조숙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여아의 경우 유방을 관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누워서 측정을 하는데요, 손가락을 가슴몽우리에 대고 부위를 살 흔들어서, 1.5cm가 넘는다면 유방발달이 시작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남아의 경우는 고환의 길이가 2.5cm보다 커지는 것이 진단기준이 됩니다.
직접 관찰해서 진단내리기 어려워보이시죠?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아이의 병력, 신체진찰, 영상의학적 진단이 필요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내원해서 확인하는 것이 올바르고 부모님께서도 안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Q. 여아의 경우 성조숙증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하던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여아의 경우 점점 성조숙증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아들은 성조숙증으로 인한 신체변화(유방 발달 등) 때문에 친구들과 자신의 차이를 인식, 불안해하며 위축되기 쉽고, 남자아이들로부터 반갑지 않는 눈길을 받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성조숙증 아이들은 키가 크고 성숙해보이므로 실제보다 사회적 및 지적으로 성숙한 존재로 대우 받게 되어 이런 점들이 실제로 아이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조숙증으로 매우 어린 나이에 초경을 시작한 여아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며 상당한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초등학교 2학년 때 월경을 시작한 여아가 있는데 생리대 사용에 미숙하고 또 실수를 하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반면, 남아의 성조숙증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조기 음모발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남아의 성조숙증이 발생한 경우 뇌종양 등 기질적 질환의 확률이 높으며, 이러한 질병의 발병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남아의 성조숙증은 거의 보기가 힘듭니다
Q. 아이의 성별에 따라서 치료도 다르게 진행되나요? 성조숙증의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남아는 기질적 원인 질환이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 검사 후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합니다.
여아의 경우 특별한 원인없이 정상적인 사춘기와 마찬가지로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의 활성화가 시작되어 발생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서양의학의 치료방법으로는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Gonadotropin-releasing hormone agonist/analog, GnRHa)를 매 4주 간격으로 피하 또는 근육 주사 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의 치료방법으로는 한약복용 및 침치료를 시행합니다. 중국에서는 최근 성조숙증 한방치료 또는 한양방병행치료가 많이 행해지고 있으며, 원인으로는 음허화왕(陰虛火旺), 간울화화(肝鬱化火), 비허습온(脾虛濕蘊)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요 약물로는 숙지황, 지모, 하고초, 택사, 구판, 시호, 용담초, 맥아, 당귀 등의 약재를 이용하여 치료하고 있습니다.
Q. 2차 성징을 일찍 겪는 아이들의 심리도 또래 아이들과 다르게, 걱정이 많고 밝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아이와 부모님들은 여기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게 바람직할까요?
A. 아이들은 불안해하고 위축되는 경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지와 격려를 통하여 안정감과 자신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여아들에게는 가슴몽우리가 생긴 후 초경까지는 2~3년의 시간이 있으므로 초경으로 인한 출혈이 걱정할 일이 아니며 정상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을 미리 충분히 알려주어야 합니다. 사춘기 변화를 쉽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책들을 권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스트레스가 매우 많은 가정에서 자란 여아들은 보다 조화로운 가족관계 속에서 자란 여아들에 비해사춘기가 일찍 시작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주는게 중요합니다.
아버지와 딸 사이가 가까울수록 사춘기가 늦어진다는 연구가 보고된 바가 있습니다.
Q. 한방과 양방의 요법으로 함께 치료를 하는 것이 성조숙증 치료에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나요?
A. 중국에서 진행된 비교임상연구에서, 한방 약물치료와 서양의학치료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효과는 비슷하지만 한방 약물치료가 부작용이 적고, 서양의학의 단독 치료보다 한방 약물치료와 함께 치료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는 연구가 보고되었습니다.
Q. 아이의 비만이 사춘기를 빨리 불러온다, 그래서 키가 안 클 수 있다는 것이 부모님들의 걱정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가요?
A. 이건 여아에게만 해당하고 남아에게는 관련이 없습니다. 아이들의 비만이 증가하는 것은 아이들의 성조숙증이 증가하는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아직 비만이 성조숙증의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는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렙틴 이라는 단백질과 관련이 매우 높은데요, 이 단백질이 사춘기의 시작에 관여한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렙틴을 생성하지 못하거나 렙틴에 반응하지 않는 희귀한 병을 앓는 아이들의 경우 사춘기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Q. 부모님과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성 조숙증 예방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A.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식품이나 피부·모발관리제품, 태반성분함유 화장품 등의 노출을 피해주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피하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 주고, 아이들의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과식 및 고열량 음식 섭취를 피하고 적절히 운동을 하게 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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