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배 김제시장이 김제역에 KTX열차를 정차시키는 것을 정헌율 익산시장을 비롯한 도내 14개 시장·군수가 모두 동의했다고 밝혀 논란이다.
박 시장의 발언으로 익산지역에선 ‘정 시장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반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정 시장도 곧장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두 시장의 주장과 발언이 지역사회의 큰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누구의 주장이 사실일까 관심이 모아진다.
전북일보는 이 발언이 처음 나온 지난달 24일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열린 전북시장군수협의회의 회의 자료와 양측의 주장에 근거해 사실을 검증했다.
△시장·군수 ‘김제역 KTX정차’ 합의했나
박준배 김제시장은 지난달 24일 임실군에서 열린 시장군수협의회에서 만장일치로 ‘김제역 KTX정차’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주장처럼 이날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개최된 시장군수협의회에선 각 시·군에서 제출한 안건이 논의됐다. 박 시장이 제출한 문서에는 호남선을 운행하는 KTX가 2015년 개통 후 김제역에 미정차하면서 김제시민들이 불편과 지역경제 침체 등을 겪고 있다며 김제역에 정차시켜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서대전을 경유하는 일반철로를 다니는 KTX를 왕복 4차례만 정차시켜달라고 요구했다.
김제시가 요구하는 일반철로를 이용한 KTX가 일반역에 정차하는 사례가 경부선은 왕복 16회, 호남선은 8회, 전라선은 30회나 된다는 구체적 당위성도 설명했다. 박 시장이 제안한 이 안건은 특별한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김제역 KTX정차 ‘익산역 위축될까’
김제의 주장처럼 KTX열차를 상·하행에 총 4차례를 정차시키는 것은 익산역의 위상이나 역할에 큰 영향을 줄까.
코레일에 따르면 익산역에는 KTX가 하루 왕복 80회(주말 84회), SRT는 왕복 40회 운행한다. 이용객은 연간 700만명선으로 추정된다. SRT는 기존대로 운행하고, KTX를 하루 왕복 4회만 김제역에 정차시켜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이더라도 김제역을 이용하는 KTX승객은 연간 최대 20만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더욱이 김제역에 정차하는 KTX는 일반철로를 이용하는 저속열차다. 이런 통계결과만 보면 익산지역민들이 우려하는 익산역의 위상추락이나 전북 관문역으로서의 역할에 영향을 받을만한 수준은 아니다. 다만 김제역 정차를 기점으로 정차량 증가나 고속철로 건설, 김제역 신설 등의 요구가 뒤따를 것이란 주장은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다.
△익산시장 ‘고속철 정차 의미 아니다’
김제역 KTX 정차 문제가 확산되면서 정헌율 익산시장은 ‘시민들이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KTX를 김제역에 정차시키는 동의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김제시도 이날 회의자료에 일반철로를 이용하는 KTX를 상행 2회, 하행 2회 등 왕복 4회 김제역에 정차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 시장은 이런 사실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고 앞뒤가 잘린 KTX 김제역 정차발언은 익산지역에 큰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 시장은 “일반철로를 이용하는 KTX는 익산에서 서울까지 2시간 넘게 걸리는 서대전을 경유하는 열차가 하루 8회 왕복한다”며 “무늬만 KTX인 이 열차를 김제역에 4회 정차해 달라는 것으로 KTX익산역의 기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전북일보 판단 ‘두 시장 모두 사실에 부합’
박준배 김제시장의 ‘익산시장 동의’ 발언에 익산지역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구체적인 설명이 빠진 것이 단초가 됐다. 박 시장은 처음 발언에서도 “일반철로를 이용하는 서대전을 경유하는 KTX 열차를 김제역에 정차해 달라”고 했다.
이런 구체적인 내용이 빠진 채 KTX가 김제역에 정차하는 것처럼 비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김제역에 정차를 요구한 일반철로를 이용하는 KTX는 서대전을 경유해 익산에서 서울까지 2시간 10분가량 소요되는 열차이기 때문에 ‘무늬만 KTX’에 불과하다.
이런 사실과 주장에 기초한 결과 박 시장의 ‘익산시장이 동의한 KTX 김제역 정차 발언’과 정 시장이 설명한 ‘익산역의 기능이 분산되지 않는 무늬만 KTX’라는 설명은 모두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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