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다 보면 앞서가는 차가 차선을 넘나들거나 가드레일에 부딪힐 듯 위태하게 주행하는 모습을 볼 때가 종종 있다. 졸음운전일 경우 경적을 울려 경고를 하면 사고예방이 가능하지만 음주운전일 경우 차량을 강제로 세우지 않는 이상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한 故 윤창호 씨의 사고를 계기로 음주운전에 대한 기준 및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이 2019년부터 시행되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져 한때 음주운전이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부쩍 음주운전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고속도로에서의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가 음주운전 처벌이 강화된 2019년은 전년 대비 15%가량 감소했으나 다시 2020년에는 5%가량 증가했다. 강한 처벌로 인한 경각심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도내에서도 작년 한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10건으로 2019년과 비교하여 30%나 증가했다. 음주운전은 운전자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결코 해서는 안 되겠지만, 특히 고속도로에서의 음주운전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피해의 정도가 일반도로에서보다 훨씬 심각해 경각심을 더욱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운전자 자신이 조심해야 할 일이겠으나 운전 중에라도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을 발견한다면 경찰이나 한국도로공사에 신고해서 교통사고로 인한 불상사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음주로 인해 가장 크게 저하되는 신체의 감각은 공간지각 능력이다.
거리감에 대한 지각 능력이 정상일 때와 비교하여 판이하게 달라진다. 운전 중 유독 다른 차량들과의 거리가 너무 가깝거나 필요 이상으로 먼 차량이 있다면 음주 운전 중일 가능성이 높다. 음주로 인한 지각 능력의 저하는 운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선회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방향지시등을 점등하거나 이유 없이 비상등을 점등하는 경우, 비가 오지 않는데도 작동하는 와이퍼, 밤인데도 전조등을 켜지 않은 경우, 같은 찻길에서 다른 차량들과 반대로 주행하는 역주행의 경우 등 주행 목적과 다른 차량의 조작도 음주운전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런 차량을 발견할 경우 가까이 접근하거나 강제로 차를 세우려 시도하지 말고 신속한 신고를 통해 빠르게 조치하는 것만이 모두의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것이 숙취운전이다.
숙취운전이란 음주 후 수면에서 깬 뒤 취기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 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수면을 취한 후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는 경우가 많은데, 개개인의 신체적인 특성에 따라 숙취가 해소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음주 후 수면을 취했다고 해서 안심하고 운전하는 것은 위험하다. 음주운전에 대한 기준이 강화된 후 아침 시간대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되는 운전자가 많다는 것이 그 사실을 말해준다.
무더위와 함께 휴가철도 절정으로 향하고 있다. 그만큼 마음의 긴장도 풀어지고 음주의 기회도 잦아지는 시기이다.
한잔이라도 술잔을 비웠다면 운전할 마음도 비워야 한다.
음주운전은 한 순간의 실수가 아닌 도로 위의 가장 위험한 범죄행위이며 인생의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는 행위임을 인식하고 항상 경계해야 하겠다. /김주성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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