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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선거여론조사

세계 언론은 요즘 북미(北美) 맨 아래에 붙어있는 플로리다 주의 투표결과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 모양의 이 주(州)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초강대국인 미국의 43대 대통령 선거결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선거는 각종 진기록이 쏟아져 나오고 박빙으로 승부가 갈려 짜릿한 스릴까지 느끼게 한다. 일본의 한 언론은 마치 전자게임을 보는듯 하다고 말할 정도다. 이번 선거에 흥미를 더하는 것은 언론의 속보경쟁이 빚은 오보(誤報)가 아닐까 한다.

 


공신력을 자랑하는 미국 방송들이 당락을 놓고 갈팡질팡하고, 신문들도 1면 톱 제목을 수시로 바꾸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 CNN의 경우 처음에는 플로리다에서 민주당 고어 승리를 보도했다 다시 공화당 부시의 승리로, 이어 ‘재검표’로 바꾸었다. 다른 나라 언론들도 이를 받아 덩달아 춤을 추어야 했다.

 


이처럼 언론보도가 혼선을 빚은 것은 여론조사, 그 중 출구(出口)조사로 인해서다. 선거에 여론조사가 활용된 것은 1824년 미국에서 부터다. 당시 미국의 해리스버그 펜실베니아 신문이 대통령선거 캠페인에서 처음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1936년에는 갤럽 등이 루스벨트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를 정확히 예측해, 이름을 떨쳤다. 이후 미국에서는 선거때마다 여론조사가 폭넓게 활용되었다. 한 언론학자는 “미국의 선거는 여론조사에서 시작해 여론조사에서 끝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 미국의 선거는 처음 후보자 선정은 물론 후보자들의 정책대결 등 유세과정에서 이뤄지는 모든 일들을 여론조사를 통해 점검하고 보완한다.

 


하지만 여론조사가 웃음거리가 된 경우도 종종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1936년과 1948년의 미국 대선때 일이다. 1948년의 경우 트루먼 대통령이 ‘공화당의 듀이가 당선됐다’고 오보한 신문을 들고 찍은 사진은 빗나간 여론조사의 상징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996년 15대 총선과 올 4·13 총선에서의 출구조사가 너무 엉뚱해 세계언론으로 부터 ‘한 편의 코미디’로 놀림감이 된 적이 있다. 선거가 갈수록 첨예화 하면서 여론조사의 정확성도 자주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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