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는 1950년 미국의 ‘인터내셔날 비즈니스 머신즈 코퍼레이션’이라는 긴 이름을 명쾌하고 시대성있는 ‘IBM’으로 바꾸고,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매출을 향상시켜나간 것이 그 효시다.
IBM은 마크나 로고타입이라는 기업의 기본적 디자인 요소를 사용하여 작게는 명함에서부터 크게는 건물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전개하여 시각적 통일을 꾀하고 고유 이미지를 구축해 갔다.
그러나 당시의 CI는 사내외에 시각적 요소를 통합하고 기업이념을 디자인화하여 주로 로고, 심볼, 색채, 슬로건, 깃발, 서식류, 차량, 유니폼 등에 응용되는 VI(Visual Identity) 수준에 머물렀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관리를 위한 기초화장 같았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그후 기업 이념 또는 목표를 재구축하여 기업의 사회에 대하여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인가를 명확히 하는 사풍, 신조, 이념, 경영철학을 강조하는 BI(Behavioral Identity)까지 발전했다. 종업원과 기업의 언행과 사고까지 CI에 포함시키게 된 것이다. 사람으로 말하면 의식개혁 수준까지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업CI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VI 단계에서 머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래에 도내 각 지자체들은 VI 단계의 CI를 도입하여 발전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
그런데 CI를 도입하는 목적중 하나가 위기탈출이다. 사업확대나 업태변경시 새마음으로 출발하고 싶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경우 그리고 실적 부진과 의욕이 저하되어 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흔히 CI를 도입했다. 어쩌면 오늘날 침체일로를 겪고있는 재래시장의 경우와 딱 들어맞는지 모르겠다. 최근 전주 재래시장에 CI가 도입되었다. 인간의 삶이 살아있는 시장 풍경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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