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이 짙어 가는 산등성이를 따라 정상에 올라 산 아래를 굽어보면서 힘차게 외치면 이 산골 저 산골을 넘나들어 다시 돌아오는 반향, 이른바 메아리다. 이처럼 메아리가 신기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메아리는 반드시 처음 그대로 다시 되돌아온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우리네 삶 속에서도 이러한 사랑의 메아리가 넘쳐 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골짜기가 깊은 산일수록 메아리는 그 울림이 우렁차듯이 사람들도 그 삶을 깊이 음미할수록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진실된 삶의 메아리를 들을 수 있다. 그 메아리는 조금도 꾸밈없이 본래의 모습 그대로 다시 돌아온다.
그래서인지 고운 소리는 곱게, 거친 소리는 거칠게 되돌려 주는 것이 바로 산의 메아리라면 선을 베푸는 사람에게는 선을, 악을 행한 사람에게는 악을 되돌려 주는 것이 우리네 삶의 메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세상살이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실어 보내면 감사와 보답으로 돌아오고 원한과 미움을 보내면 칼날 같은 아픔이 되어 되돌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무작정 주기만 하는 사랑은 아름다울지는 몰라도 어쩌면 아프고 슬픈 사랑이다. 혼자만의 짝사랑이 아닌 주었을 때 되돌아오는 사랑이야말로 귀하고 값진 사랑이 아닐까. 부모들이 자식에게 베푼 사랑이 다시 자신들에게 되돌아오지 않아도 견딜 수 있는 것은 그 자식이 부모가 되었을 때 다시 그 자식들에게 자신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만이 주는 법을 안다고 한다. 인정이 메마르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 말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평생을 남에게 베풀기만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들의 베품은 베푼만큼 되돌려 받으려는 것도 아니며 그걸 생색내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지 않는다고 애태우는 일도 없다.
심장병으로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가난하게 살면서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내놓는 사람들을 볼 때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메아리가 들리는 것 같다. 우리 사회에 사랑의 메아리가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니다. 단지 시간이 걸릴 뿐 세월이 흐르면 언젠가는 그 메아리는 다시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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