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당국과 도립국악원 단원들의 감정대립이 가파르게 심화되고 있다. 강경일변도의 대응을 주고 받는 가운데 타협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서로 상대방의 몰락을 바랄 뿐 같이 살 수 있는 길은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이제 분규의 원인에 대한 논란은 사라지고 상대방의 반응에 대한 신경질적인 성토만이 뒤따를 뿐이다.
급기야는 도립국악원 해체라는 극한적 처방까지 들먹이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어쩌다가 이런 파국의 상황으로까지 내몰리게 되었단 말인가? 예향의 자존심을 어렵사리 지켜오던 도립국악원을 ‘공중분해’하겠다니? 타 지역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워하던 전통음악의 보금자리가 이처럼 무참하게 헌신짝 취급을 당하게 되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사건의 발달은 민간위탁의 실효성에 관한 논의에서 시작되었다. 한 측은 탄력성이 떨어지는 현행제재로는 효율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민간위탁을 서둘렀고, 다른 한편에서는 위탁대상의 자격미비와 절차의 불투명성 등의 문제점을 내세워 시기상조론을 폈다. 모두 지역의 전통음악을 바람직한 모습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충정어린 고뇌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현상황에 대한 진단과 그 처방이 상이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목적이 사라져버렸다. 몇 번에 걸친 감정적 옥신가신으로 무엇을 위해 다루게 되었는가를 잊어버리게 된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보남ㄹ의 전도가 이렇게 삽 시간에 일어날 수 있따니 놀라운 일이다. 애초부터 그런 목적의식마저 없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 정도이다.
모두 오기의 소산이라 소산이라 할 수 있다. 남에게 자기 싫어하는 마음,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마음보다 자기만을 내세우는 오만한 기운, 전세가 불리한 상황에서 오기는 역전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만큼의 희생을 전제로 해서만 가능하다. 더구나 힘을 가진 사람의 오기는 자신은 물론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다. 공공의 일을 오기로 밀어 부쳐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쪼록 공멸을 자초할 오기의 대응만은 서로 피해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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