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 한·13~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한옥마을)가 지역을 껴안는 시도로 보폭을 넓혔다. 소리축제와 미묘한 힘겨루기를 해왔던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이 축제를 위해 어렵사리 제작한 창극 ‘춘향 아씨’를 선보이고, 전주라이브클럽연합·전주한옥마을보존협의회·남부시장번영회 등이 소리축제와 볼거리·먹거리·즐길 거리를 강화한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소리축제와 도립국악원은 국악의 대중화·세계화를 고민해나가야 할 중요한 축이다. 하지만 조직위는 도립국악원이 적극적이지 않다고 불평해왔고, 도립국악원은 소리축제가 제대로 예우해주질 않는다며 애매한 갈등 기류를 형성해오곤 했다. 올해 창극 ‘춘향 아씨’의 객원 연출을 맡은 류기형 극단 우금치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이렇게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축제가 도립국악원을 껴안고 함께 성장해나가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도립국악원 창극단·관현악단·무용단 120명이 출연하는 창극 ‘춘향 아씨’(16일 오후 2시 소리전당 모악당)는 전북이 왜 ‘대한민국 국악의 수도’라 불려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하는지 가늠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라이브클럽연합·한옥마을보존협의회·남부시장번영회 등도 올해 소리축제와 손을 잡았다. 전주라이브클럽이 인디밴드 등과 연계해 처음 마련한 ‘소리클럽’은 지역 클럽 5곳에서 열리는 신나는 클럽 파티. 전주 경원동 인디클럽 공연장 ‘레드제플린’·‘딥인투’(14~16일)는 홍대와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디밴드 28개 팀이 한데 어우러지며, 전주 효자동 전북도청 맞은편에 있는 ‘휴스톤’·‘라디오스타’(14~15일) 역시 경계 허문 다양한 장르의 인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라디오 스타’는 국내에 거주하는 다국적 외국인 밴드들의 하드록·헤비메탈·하드코어 등 강렬한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축제가 열리는 다른 무대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소리 주막’(14~16일 한옥마을 은행로 공용 주차장)이 마련된다. 한옥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는 ‘소리 주막’에서는 막걸리가 무료로 제공되고, 주민들이 직접 만든 안주도 저렴하게 판매된다. 국악방송도 소리축제 기간에 추석 특집 공개 방송 ‘국악은 내친구 - 빛나라 샛별 명창’을 갖는다. 공개 방송은 15일 오후 2시 전주 소리문화관에서 누구나 관람 가능하며, 10월1일 낮 12시 FM국악방송(전주·익산 95.3MHz, 남원 95.9MHz)을 통해 전파를 탄다.
한옥마을을 마주한 남부시장에서는 남부시장번영회·사회적기업 이음이 꾸려가는 시끌벅적한 야(夜)시장이 이어진다. 국제한식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음식 체험‘소리와 음식에 취하다’에서는 판소리 다섯 바탕에 맞는 색다른 상차림이 기다리고 있다.
‘덤’으로 소리축제 유료 공연 티켓(초대권 제외)을 지참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생겼다. 전주문화재단의 마당 창극‘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의 티켓 30% 할인, 콩나물국밥집‘그때 그집’·백반집‘정집’·국밥집‘엄마손 해장국’ 등 남부시장 맛집 20% 할인이 그것이다. 종일 축제를 다니느라 노곤해졌을 팔·다리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온천 스파라쿠아 입장료 20% 할인까지 챙긴다면, 알찬 소리 여행이 될듯. 소리축제로 인해 전북의 맛과 멋을 알아가는 묘미도 쏠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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