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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에서 펼쳐진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들은 판소리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 집중도가 높은 음악제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명창들이 공연한 학인당은 특히 공연뿐만 아니라 마당과 한옥의 풍경도 아주 빼어나 듣는 사람들을 더욱 설레게 한 것 같다. 외국인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했고 처음 판소리나 산조를 들었다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감동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나가야할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소리축제에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린이들이 아마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서인지 성인 프로그램에 까지 많이 찾았다는 점이다. 앞으로 어린이나 학생들의 전통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에 성인프로그램들도 학생들을 고려해 정보를 더 제공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소리축제를 많이 즐길 수 있었지만 몇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한국 전통음악 프로그램은 전체적으로 수준 높고 깔끔하게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세계축제로서의 한계도 많이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이번 소리축제에서 전체적으로 주제가 무엇인지 불명확했다. '소리 한상 가득'이라는 주제는 머리속에 바로 이미지가 떠 올리려지지 않는다. 특히 외국의 프로그램들은 좀 더 많아지고 이들을 포괄하여 머리에 탁 떠오르는 주제와 구호로 제시되면 좋겠다. 외국의 프로그램 수가 적었고 또한 공연된 외국프로그램들이 누구를 타겟으로 어떤 장르를 발굴하여 온 것인지를 알기 어려웠다. 해마다 주제를 정해 양질의 외국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앞으로 소리축제가 개선해야할 중요한 방향으로 보인다. 주제는 남미, 유럽, 동구유럽, 중동, 아프리카, 이슬람 등 지역을 중심으로 선정할 수도 있고, 또는 세계의 창극류, 판소리류, 악기와의 병창, 또는 농민음악 등의 장르별 주제를 선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몇 년 앞까지 주제를 미리 공고하고 관련 음악들을 세계적으로 발굴하여 수집하면 소리축제가 전라북도민을 넘어서 더 많은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주제에 따라 반복적 방문도 늘어나고 새로운 관람객도 호기심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이다. 학인당에서의 판소리 공연에서는 한글과 영어 자막이 나와 보는 사람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비해 다른 곳에서는 영어설명이 아주 간단하였고 한국가사들도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한글과 영어 자막이 동시에 갖추는 것이 필요해보였다. 명인홀에서 공연된 국수예술단의 공연도 한글자막과 영어자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천성 천극의 한 장면을 공연할 때 한글자막이 부실해서 답답했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대폭 개선해야할 필요성이 있다.한옥마을에서의 프로그램들은 앞으로 축제가 발전해야할 좋은 모델로 보인다. 세계에서 발굴한 좋은 프로그램들이 한옥마을에서의 공연처럼 이루어진다면 소리축제가 세계축제로 성정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판소리와 관련된 한국 음악과 세계의 음악을 잘 발굴하여 한옥마을에서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공연하면 관람자를 계속 감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의 좋은 전통 음악들을 발굴하여 소리축제로 모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즐거운 공연을 제공한 소리축제 당사자들에게 감사드리며,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축제를 이끈 집행부는 올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관람객들의 참여가 늘고, 해외음악과의 교류 및 한국음악의 다양한 변화를 제시했으며, 지역 문화인력과의 협업을 강화한 점 등을 성과로 꼽았다.김한 축제 조직위원장과 박칼린김형석 공동 집행위원장김승택 사무국장이 17일 소리전당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서다.올 소리축제의 질적 수준과 관련, 김한 조직위원장은 "개막식때 어린이 소리꾼의 등장과 젊은 판소리 마당 등과 같이 커가는 소리꾼들에게 기회를 준 게 새로운 시도였다"고 의미를 부였다. 박칼린 집행위원장은 해외 팀들을 더 많이 초청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예산만 뒷받침 된다면 전세계의 음악을 끌어들이고 싶은 욕심이란다.세계소리축제의 정체성과 관련, 김형석 집행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퀄러티라고 말했다. 국악퓨전세계 음악 등 장르와 무관하게 각 분야에서 퀄러티를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이를 위해 예산이 가장 문제라고 두 집행위원장은 같은 목소리를 냈다. 김한 위원장은 올 국비 지원 삭감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도비 지원 등에 한계가 있는 만큼 협찬사 등을 통해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내년도 소리축제 방향과 관련, 박칼린 집행위원장은 새로운 창법들이 있는지,'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을 함께 하는 무대를 어떻게 꾸릴 수 있을지 등을 생각해보았다고 말했다.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 한13~17일 전주 한옥마을한국소리문화의전당)는 울고, 웃었다. 오락가락하는 비와 태풍 '산바'에 울고, 전주 한옥마을에서 펼쳐진 공연에서 소리의 흥이 되살아나면서 웃었다. 소리축제의 지향점인 소리를 매개로 한 우리 음악의 정체성시대성세계성 찾으려는 시도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와 비교해 안정적인 축제 운영으로 판소리를 통한 대중과의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는 인정 받았으나, 일부 기획 공연에 있어 창작음악의 넓이와 깊이를 보여주기엔 아쉬움이 있었다는 게 중론. '있던 것'을 적당히 우려내기 보다는 '새로운 그 무엇'을 기획하려는 시도로 알차게 채워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다. △ 개막공연은 개막 축하쇼에 가까워 우선 출발은 불안했다. 개막 공연이 축제의 성패와 직결되진 않는다 하더라도, 무대가 갖는 상징성은 남다르다. 하지만 박칼린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이 연출한 개막 공연은 '개막 축하쇼'에 가까웠다. 10분~20분 가량의 공연을 나열한 데 그친 데다, 공연 하나가 끝날 때마다 사회자의 설명이 곁들이면서 도리어 흐름을 깼다. 그나마 무대를 살린 것은 성창순 명창과 제자들의 '엮은 판소리'와 안숙선 명창이 이끄는 100인의 가야금 병창. 일부 관객들이 공연장을 빠져 나와 같은 시간대 열린 CBS의 '별빛 콘서트'로 발길을 돌리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빚어졌다. 그러다 보니 탄생 200주년을 맞아 고창 출신 신재효 선생을 기린 '2012 광대의 노래 - 동리, 오동은 봉황을 기다리고'가 오히려 개막 공연의 성격에 더 부합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김형석 With Friends'는 가수 윤하김광진김조한 등이 감미로운 노래를 들려주고, 북대금아쟁 등이 어우러진 연주를 곁들여 국악을 접목시키기 위한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역시 판소리한국음악의 다양한 변화도 시도전주 한옥마을 내 학인당다문에서 열린 '판소리 다섯 바탕'과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은 비록 객석이 200석에 불과했으나, 이 단출한 프로그램의 흡인력은 대단했다. "얼쑤", "좋다" 등 관객들의 신명이 되살아나면서 소리축제가 걸어온 녹록치 않은 세월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외 관람객들을 위해 5년에 걸쳐 판소리 다섯 바탕의 국영문 자막을 완성한 것 역시 소리축제의 또 다른 성과다. 과거 소리축제와 같은 기간에 열렸던 산조 예술제처럼 창 너머 그림자에 실려 나오는 대금 선율이나 유파별 산조를 비교해보는 깊이있는 기획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산조정가의 밤, 고음반 감상회 등은 나름의 운치와 여운으로 깊이를 가져다줬다. 해외음악과의 교류 및 한국음악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박재천이 이끈 무대는 한국 장단을 통해 스페인의 플라멩코, 몽골의 흐미, 호주의 드럼, 일본의 사쿠아치 등 해외 전통예술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 지를 모색한 자리였다. 또 젊은 국악인들이 펼친 소리프론티어어와 소리프린지는 한국음악의 미래를 살핀 실험적 무대였다. 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린 포르투갈의 전통 성악'파두'의 여제 클라우디아 오로라의 애잔한 공연은 한옥마을과 잘 어우러져 색다른 감흥을 안겼다.△ 지역과 하나되는 축제 지향 올해 소리축제는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단체를 껴앉는 시도로 보폭을 넓혀 지역과 하나되는 축제를 지향했다. 특히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이 외부 연출자 류기형씨까지 끌어들여 올린 '춘향 아씨'는 공연의 완성도를 떠나 시도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국악원이 소리축제를 여러 차례 찾았으나, 소리축제만을 위한 초연 공연을 기획한 건 처음이었다. 그러나 한옥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꾸려진 소리 주막은 따로 만든 무대가 오히려 객석과의 경계 없는 흥을 나누기엔 방해가 됐다. 지난해부터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위해 마련한 어린이 소리축제는 올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로 옮겨 오감 만족 체험전시'판소리 스토리 박스'를 진행한 결과 몰입도가 더 높았다는 평가다. 어린이 국악 뮤지컬'공작새의 황금 깃털'와 가족 마당극'할머니가 들려주는 우리 신화 이야기' 역시 인기가 높았다. △ 소리축제 건강한 방향성 찾아야올 소리축제 관람객이 22만명으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관람객 수가 늘었지만, 전북지역 국회의원 등 지역사회 지도층들의 참여가 예년에 비해 미흡했다. 대선 정국과 태풍 등 여러 내외적 요인이 있지만, 지역의 대표 축제에 대한 지역 지도층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축제 내부적으로는 '소리축제를 앞으로 어떤 방향성으로 끌고 갈 것인지'등의 세미나와 같은 담론의 장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실제 소리축제 조직위원들조차도 거의 들러리에 가까운 역할을 하거나 이해관계로 인한 공연 참여로 비춰지는 등 프로그램과 관련해 소통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결국 '바이날로그'가 웃었다. 빗속에서 무려 6시간 동안 진행된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 한)의 소리 프론티어에서 'KB 소리상'(대상·상금 1000만원) 주인공은 '바이날로그'가 쥐었다. 30분 정도 지연된 경연은 오락가락하는 비로 인해 객석이 썰렁했으나, 참가팀들의 열기가 빈 객석을 채워주고도 남았다. 다재다능한 피아노 연주자를 비롯해 베이스·대금·아쟁·해금 연주자들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바이날로그'는 국악기와 전자음악의 색다른 만남을 주선해온 단체. 브라질 풍의 삼바와 남도 가락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국악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는 이들은 "우리 음악을 사랑해주셔서 가슴이 벅차다. 이번 'KB 소리상' 수상으로 내년 초청될 소리축제 단독 콘서트에서 더 업그레이드 된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신설된 수림문화재단의 '수림문화상'(특별상·상금 1000만원)은 열정적인 피리 선율에 어쿠스틱 기타 와 퍼커션, 콘트라베이스 등을 얹어 이색적인 조화를 보여준 '안은경 Purity'가 선정됐다. 윤중강(국악평론가) 김동원(원광디지털대 전통공연예술학과 교수) 이윤경(국악방송 편성부장) 등 전문심사위원 외에 관객심사단(50명)이 심사를 맡았다.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희비도 엇갈렸다. 13~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 한옥마을은 썰렁한 분위기가 계속 돼 축제 분위기가 영 살아나지 않는 듯 했다. 15일은 축제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날씨가 맑게 개이자 많은 관람객들이 야외에서 소리축제를 즐겼다.소리축제 조직위는 주말 공연에만 7~8만여 명의 관람객들이 프로그램을 즐긴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관람객들의 매진 행렬을 이끌어낸 프로그램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펼쳐진 '판소리 다섯 바탕'과 길거리 게릴라 무료 공연으로 진행된 '소리 프린지'. 특히 풍남문 광장과 소리전당 야외 놀이마당에 마련된 '소리 프린지'는 밤 늦도록 많은 시민들이 바닥에 앉아서, 걸터 앉아서 자유롭게 공연을 즐겼다.소리 마니아들을 비롯해 판소리에 호기심을 갖는 다양한 계층이 찾은 '판소리 다섯 바탕'은 고택 학인당에서 다소 한갖진 여유와 국악의 멋이 잘 맞아떨어져 호응도가 높았다. "얼씨구!""좋다!" 추임새를 이끌어내는 것은 창자의 걸쭉한 입담. 한옥마을 다문에서 이어진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에서 소리꾼 남상일은 '판소리'를 왜 '판소리'라 부르는가 등을 묻고 답변을 이끌어내는 열린 방식으로 진행해 '앵콜!'세례를 받기도 했다. 한옥마을 학인당에서 열린 '산조의 밤'과 '정가의 밤'은 관람객이 많진 않았으나, 관객의 몰입도가 특히 높았다. 특히 '정가의 밤'은 격정적이지 않고 느릿느릿한 선율이 계속 돼 지루할 법도 하지만, 상당수 관람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빠른 세상의 박자를 잠시 늦춰보는 여유를 즐겼다.15일 전주한옥마을에서 대금 명인 원장현 마스터 클래스를 관람한 김남중씨(서울시립단 비올라 연주자)는 "명인을 만나는 좋은 기회였을 뿐아니라 인생철학까지 배우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특히 "명인의 오랜 수련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정말 가슴으로 전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창단 50년 연륜을 자랑하는 푸에르토리코의 전설적인 살사 그룹'엘 그랑 콤보'의 공연에선 목소리 옥타브가 맞지 않는 음이 많이 흘러 나와 아쉬움이 컸고, 박재천의 'Korean Grip Meets the world'에선 플라멩코를 추는 스페인 댄서의 엉덩이 춤에 여자 관람객들이 환호하기도 했다. 소리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는 '소리 주막'에서는 밤 늦도록 막걸리에 빠진 외국인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한편, 폐막일인 17일 소리전당 야외 놀이마당 등에서 펼쳐질 야간 소리 프린지는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취소됐다. 지난 13일 개막한 소리축제는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폐막공연을 끝으로 내년을 기약한다. 폐막공연(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은 국악·클래식·월드뮤직의 융합 공연으로 펼쳐진다.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으로 전북문화바우처사업단(단장 김선태)의 문화카드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소리축제 조직위와 업무 협약을 맺은 사업단이 문화카드(저소득층 가구당 5만원권 1매 발급, 청소년 가구 추가 발급 가능) 소지자에게는 소리축제의 모든 유료 공연(26개)을 50% 할인된 금액으로 제공하면서다. 또한, 사업단은 문화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농어촌의 노년층·유소년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바우처'행복을 빚는 문화 바우처'를 통해 소리축제의 무대인 전주한옥마을 일대 문화공간에서도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 한지산업지원센터(센터장 정창호), 전주한옥생활체험관(관장 노선미), 전주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 루이엘모자박물관(대표이사 조현종) 등이 사업단과 협의를 통해 최대 5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한지 뜨기·한지갓 만들기·미술품 관람 등을 전한다. 체험을 원한다면, 최소 1주일 전에 신청서를 작성해 팩스 혹은 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 (063)227-1288. ···
천진난만하게 웃는 것 같지만, 이 남자의 미소에 방심하면 안 된다. 타악 연주자 박재천(50)은 남들이 무심결에 넘기는 한국의 독특한 장단도 기어코 'Korean Grip'으로 풀어내고야 마는 연주자다. 오채질, 자진모리, 굿거리, 칠채 등 그의 관심사는 비단 전통 장단에만 머물지 않는다. 재즈나 월드뮤직까지 도저히 전통 장단으로는 결합이 어려울 것 같은 레퍼토리를 'Korean Grip'으로 소화하는 왕성한 식탐은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그가 창안한 'Korean Grip'이 대체 뭔가. '그립'(Grip)은 타악기 연주에 있어 스틱을 잡는 방식을 뜻한다. 양손이 비대칭 구조로 있는 전통식, 손의 검지가 위로 향하게 하는 프랑스식, 손등이 위로 향하는 독일식 등 세 종류가 있다. 그는 "우리 장단에만 있는 '기덕'과 '드르닥' 등과 같은 특별한 박자를 소화하기 위해 검지가 스틱 위로 향하는 특별한 기법"이라고 했다. 이를 고안하게 된 것은 "2006년 런던 공연을 앞두고 항공사의 실수로 장구·징 등이 도착하지 않는 바람에 드럼만으로 공연을 한 뒤 국악기 없이도 한국 장단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방법이 없는지 찾으면서부터"다. 흥미로웠던 건 다른 연주자들도 우리 장단을 접목시키기 위한 고민을 해봤다고 하는 것이다. 그는 2008년부터 아내와 함께 우리의 리듬과 소재만 갖고 음반을 만들기로 작심했다. 중앙대 작곡과 출신 이들 부부는 '조상이 남긴 꿈'(2008)을 내놓았다. 그는 "작품의 세밀한 구성과 대위법, 형식이나 박자에 대해 곱씹으면서 단순한 '퓨전'이 아닌, 우리의 장단이 재즈와 현대 클래식의 어법과 융합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대중적인 것이 좋다'는 등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무슨 분야든 깊이 파고드는 사람은 소수이게 마련이다. 그런 취향까지 넉넉히 받아줄 수 있어야 한 나라의 문화적 저력이 드러난다"고 했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선보이는 'Korean Grip Meets the world'(15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는 어떤 무대일까. 그는 "지난해 프로젝트가 드럼으로 한국의 장단을 연주하는 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Korean Grip'으로 호주의 유명한 드러머 사이먼 바커, 일본 사쿠아치의 명인 아키카츠 나카무라, 몽골 전통창법인 흐미 싱어이자 마두금 연주자인 신츄 도린얌, 스페인 플라멩코 댄서 호아킨 루이즈 등이 한국의 장단으로 신명나는 소리를 빚어낸다. "저도 이제 쉰이 넘었어요. 그런데 가면 갈수록 산 같아요. 다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더 높은 산이 보이고, 그 산을 오르려면 또 다시 내려가야 하고. 그런데 아직도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조바심이 나네요." (웃음)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마련한 '소리 프론티어'는 우리의 국악을 대중화한 '퓨전국악'의 월드뮤직 가능성을 점치는 자리다. 14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소리 프론티어에는 미래 월드뮤직 대가를 꿈꾸는 국내 젊은 국악팀 8개 팀이 도전장을 던졌다. KB국민은행·수림문화재단이 지원하는 1000만원 주인공이 한 팀 더 늘었다는 사실이 반갑다.거문고 연주자 3명과 가야금 연주자 1명으로 구성된 전통 현악 앙상블 '거문고 팩토리'. 해외음악 기획자들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절치부심한 지 3년 만인 올해 이들이 워멕스의 쇼케이스에서 공식 연주 단체로 초청받았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지원 단체 850팀 가운데 17개 팀을 뽑는 50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것.국악중·고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으로 구성된 이들은 스승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허리에 둘러매고 연주할 수 있는 '담현금'(擔玄琴), 술대가 아니라 활로 켜면서 연주하는 '첼로 거문고', 음량이 적은 약점을 이겨내기 위해 전자 장치로 증폭시키는 '전자 담현금'까지 악기 개량을 시도해 세계의 모든 음악과 어울리는 소리를 선보인다.KBS의 '탑 밴드'(Top band)의 본선 진출팀 '고래야'. '옛 것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 현대인들을 끌어당기는 음악을 하자'는 모토를 담고 있다. 2년 남짓한 신생 팀이나 국악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이 시대의 한국음악으로 승부를 벌인 끝에 팬클럽까지 생겼다. 실력은 '2011 천차만별 콘서트' 대상, '21세기 한국음악 프로젝트 장려상' (2010) 등 수상한 바 있다. '놉'은 재즈 피아니스트 이형로가 결성한 재즈 밴드로 20여 년을 한 길을 걸어 온 베테랑 밴드이자 우리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모던 포크 밴드'를 표방하면서 국악·재즈에 천착해 삶 속에 함께 했던 전통 장단과 가락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입힌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바이날로그'는 대금연주자, 작곡과 지휘, 사운드 프로듀싱까지 가능한 피아노 연주자, 베이스·타악기·아쟁·해금 등 우리가 알만한 모든 악기로 만들어진 진짜 '소리'를 연주하는 그룹이다. 브라질 풍의 삼바 리듬, 종교 음악의 찬팅, 8비트의 미니멀한 리듬부터 대한민국의 남도가락까지 다양한 음악을 섭렵하면서도 국악기와 전자음악을 재탄생시키는 실력파 연주단. 2004년에 결성된 이후 다양한 공연으로 민요·재즈·캐롤·팝·가요모음집 등 5개의 장르별 음반을 발매한 '스톤재즈'는 국악과 재즈의 조화로 진정한 동·서양의 만남을 보여준다. 재즈의 대표적인 곡 '플라이 미 투 더 문'부터 민요 '새타령'까지 장르를 초월한 음악에 일가견 있는 이들의 다양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 피리 연주자 안은경은 이미 제46호 중요무형문화재 피리정악 및 대취타 전수자로 이미 다큐멘터리, 드라마 OST 등에서 등장했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은 안은경의 1집 정규앨범 'Purity'의 타이틀곡 '눈물꽃 지다'로 시작해 가을날과 딱 어울리는 '풍년가'를 비롯해 타악기와 함께 어우러진 '미로', 피리와 태평소 연주로 만든 '구름이 내려오고 우리는 춤을 추었다'도 준비했다. 11인 남성 멤버들로 구성된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는 우리 음악이 나아가야 할 젊은 국악의 또 다른 모델. 국악을 기반으로 어쿠스틱 음악, 라이브 음악을 추구하며 순수한 열정을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국악창작경연대회 '21C 한국음악 프로젝트'에서 대상(2011) 수상 이력이 존재감을 입증한다. '오리엔탈 익스프레스'는 재즈 피아노, 드럼, 베이스 기타, 가야금 등 동·서양의 악기와 뮤직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크로스오버 형태의 음악을 추구한다. 한국정통 악기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새롭게 개발된 전자 국악기까지 사용된다. 첫 곡 '비전 오브 더 로드'(Vision of the road)를 듣는 순간 이들이 이끄는 연주여행에 순식간에 빠져들게 된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우리 음악과 세계 음악의 어울림.'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전통에 대한 '무한한' 존경을 바탕으로 우리 음악과 새로운 음악과의 조우를 시도한다. 올해 소리축제가 내건 콘셉트는 '우리 소리, 그리고 또 다른 우리 소리를 만나다'. 뮤지컬과 판소리를 넘나들며 연출력을 보인 박칼린 집행위원장이 총괄해 100분간 배부르게 즐기는 '소리 한 상'을 준비한다. 우리음악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별 주요음악을 조명하는데 초점을 맞췄던 지난해 개막작과 같은 맥락이지만, 접근 방법을 좀 더 단순화시켰다.일단, 판소리·가야금 병창·춤 등 예인들이 지켜온 전통 가무악부터 굿과 토속민요까지 전통예술의 깊고 풍성한 소리를 담았다. 여기에 드라마나 뮤지컬에서 소개된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현대적인 음악 속에 숨겨진 전통의 맛과 멋을 발견할 수 있는 무대로 구성됐다. 1부 '우리 소리'는 우리 전통음악의 갈라쇼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판소리 여류 명창과 민속놀이 관련 중요무형문화재들이 무대를 꽉 채운다. 동해안 별신굿보존회가 액과 잡귀잡신을 물리치며 굿의 시작을 알리는 문 굿으로 닷새간의 축제와 공연의 문을 연다. 유금선 명인의 구음에 동래학춤의 멋스런 춤사위, 전라남도 무형문화재로도 지정된 우수영 들소리 부녀농요팀의 땀이 밴 소리를 만날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판소리 명창이 꾸미는 무대. 심청가 중요문형문화재인 성창순 명창과 그의 제자들이 '어린 소녀가 혹독한 과정을 거쳐 득음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한 명의 명창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짧지만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을 지낸 안숙선 명창이 100인조 가야금 병창단과 함께 만들 무대도 풍성한 볼거리를 더한다. 2부는 전통음악의 맥이 이어진 가운데 드라마와 뮤지컬을 통해 우리 귀에 익숙한 음악을 만나보는 무대. 드라마 '대장금' OST 중 '오나라', 뮤지컬 '명성황후'의 '이상하다 눈꽃 날리네' 등 인기 드라마 삽입곡과 뮤지컬 곡들을 '클나무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젊은 소리꾼 정주희, 뮤지컬 배우 김수영 오진영 최수형 안민영 등이 소화한다. 다양한 춤까지 곁들여져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한 볼거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개막 공연 피날레는 한가위 명절을 앞두고 해남 우수영의 강강술래가 장식한다. 김원용기자 kimwy@△ 개막 공연 = 9월13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전주세계소리축제에 가면 전북의 소릿길이 훤히 보인다.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가락 따라 계면조로, 우조로 걷다 보면 우리나라 판소리사를 훌쩍 뛰어넘는다. 올해 소리축제 역시 판소리를 중심에 둔 다양한 해외 음악이 촘촘하게 짜여졌다. 지난해부터 소리축제에 합류한 김 한 조직위원장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소리축제가 있어 판소리의 비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소리축제 역시 '국악과 판소리의 대중화'를 모토로 하고 있지만, 전통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현대인들의 다양한 문화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도록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봅니다. 개막공연이나 '김형석 with Friends', 소리 프론티어에 참가하는 창작 국악팀, '2012 광대의 노래','박재천의 Korean Grip Meets the World'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고 봐요."그렇다면 조직위원장이 가장 기대하는 공연은 무엇일까. 김 위원장은 '광대의 노래'는 소리축제만의 브랜드 공연으로 '2012 광대의 노래- 동리, 오동은 봉황을 기다리고'를 꼽았다. 김 위원장은 "문순태의 소설 '도리화가'를 원작으로 신재효 선생 탄생 200주년을 헌정하는 무대이면서 소리와 자유를 갈망하며 살았던 진정한 풍류가객 신재효의 삶과 꿈을 판소리와 접목한 현대적인 무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고민도 많았다. 축제가 끝난 뒤 여론의 혹평을 받고 나면 조직위원회가 물갈이 되면서 축제의 노하우가 쌓이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전북을 대표하는 축제로서 나쁜 평가나 좋은 평가나 겸허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문책성 인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는 '신뢰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소리축제가 5년에 걸쳐 판소리 다섯 바탕을 영문으로 번역하고, 국·영문 사설 자막 작업의 완성을 강조하면서 판소리의 대중화·세계화의 가능성을 소리축제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북은 바로 이런 곳이다. 영화 '서편제'를 상영하는 극장에서도 "얼쑤"라는 추임새가 아무렇지 않게 흘러나오는 곳, 누구나 판소리 한 소절은 너끈히 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 한)는 바로 이런 기대를 안고 출발했다. 영국의 월드뮤직 잡지 '송라인즈'가 올해 소리축제를 '국제 페스티벌 25'에 꼽은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박칼린 김형석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판소리의 대중화'에 관한 고민을 어떻게 풀었을까. 다소 선언적인 의미로 이해하더라도 판소리를 중심에 두려는 축제의 의지는 여전하다. 여기에 지역과 하나되는 축제 분위기를 위해 팔을 걷어부친 조직위는 전북도립국악원의 창극 '춘향 아씨'를 내걸고, 다양한 문화예술단체가 축제 안으로 들어와 함께 어우러지는 '판'을 마련했다. 13일 개막하는 올해 소리축제는 1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 한옥마을에서 18개국 260여 회 공연으로 다채로운 소리 성찬을 차려냈다. 일단 젊어진 판소리가 눈에 띈다. 소리축제의 대표 프로그램 '판소리 다섯 바탕'에 패기 넘치는 젊은 소리꾼들의 분투를 엿보는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이 추가됐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견 명창 박복희(심청가) 송재영(춘향가) 왕기석(수궁가) 윤진철(적벽가) 채수정(흥보가)과 패기 넘치는 젊은 소리꾼 남상일(적벽가)민은경(심청가) 유태평양(흥보가) 정은혜(춘향가) 조정희(수궁가)가 준비한 무대는 벌써부터 주목을 모은다. 탄생 200주년 맞은 고창 출신 신재효 선생 헌정 공연'2012 광대의 노래'는 온라인 예매율이 80%에 다가섰다. 판소리 퍼포먼스 그룹 '미친 광대'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 판소리극 '동리-오동은 봉황을 기다리고'는 신재효의 삶을 궤적을 그리움의 정서로 집약시킨다.창단 50주년을 맞은 푸에르토리코의 전설적인 살사 밴드 '엘 그랑 콤보'가 들려주는 살사 음악에 취하고, 다국적 음악 집단인 'DJ 클릭'의 세련된 집시 음악으로 흥을 돋우고, 포르투칼 전통 성악'파두'의 애잔한 선율로 빠지는 해외 초청 공연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공연. "굿거리 장단이 세계적 리듬이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박재천은 한국 전통 장단을 타악기로 연주할 수 있도록 착안한 'Korean Grip'으로 'Korean Grip Meets the world'를 선물한다. 싱어송라이터 '하림'과 실력파 연주자들로 구성된 '집시 & 피쉬 오케스트라'는 흡사 집시들이 모여앉아 음악을 연주하던 것처럼 세계 각국의 민속음악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대를 준비한다.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 한13~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한옥마을)가 지역을 껴안는 시도로 보폭을 넓혔다. 소리축제와 미묘한 힘겨루기를 해왔던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이 축제를 위해 어렵사리 제작한 창극 춘향 아씨를 선보이고, 전주라이브클럽연합전주한옥마을보존협의회남부시장번영회 등이 소리축제와 볼거리먹거리즐길 거리를 강화한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소리축제와 도립국악원은 국악의 대중화세계화를 고민해나가야 할 중요한 축이다. 하지만 조직위는 도립국악원이 적극적이지 않다고 불평해왔고, 도립국악원은 소리축제가 제대로 예우해주질 않는다며 애매한 갈등 기류를 형성해오곤 했다. 올해 창극 춘향 아씨의 객원 연출을 맡은 류기형 극단 우금치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이렇게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축제가 도립국악원을 껴안고 함께 성장해나가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도립국악원 창극단관현악단무용단 120명이 출연하는 창극 춘향 아씨(16일 오후 2시 소리전당 모악당)는 전북이 왜 대한민국 국악의 수도라 불려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하는지 가늠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라이브클럽연합한옥마을보존협의회남부시장번영회 등도 올해 소리축제와 손을 잡았다. 전주라이브클럽이 인디밴드 등과 연계해 처음 마련한 소리클럽은 지역 클럽 5곳에서 열리는 신나는 클럽 파티. 전주 경원동 인디클럽 공연장 레드제플린딥인투(14~16일)는 홍대와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디밴드 28개 팀이 한데 어우러지며, 전주 효자동 전북도청 맞은편에 있는 휴스톤라디오스타(14~15일) 역시 경계 허문 다양한 장르의 인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라디오 스타는 국내에 거주하는 다국적 외국인 밴드들의 하드록헤비메탈하드코어 등 강렬한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축제가 열리는 다른 무대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소리 주막(14~16일 한옥마을 은행로 공용 주차장)이 마련된다. 한옥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는 소리 주막에서는 막걸리가 무료로 제공되고, 주민들이 직접 만든 안주도 저렴하게 판매된다. 국악방송도 소리축제 기간에 추석 특집 공개 방송 국악은 내친구 - 빛나라 샛별 명창을 갖는다. 공개 방송은 15일 오후 2시 전주 소리문화관에서 누구나 관람 가능하며, 10월1일 낮 12시 FM국악방송(전주익산 95.3MHz, 남원 95.9MHz)을 통해 전파를 탄다. 한옥마을을 마주한 남부시장에서는 남부시장번영회사회적기업 이음이 꾸려가는 시끌벅적한 야(夜)시장이 이어진다. 국제한식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음식 체험소리와 음식에 취하다에서는 판소리 다섯 바탕에 맞는 색다른 상차림이 기다리고 있다. 덤으로 소리축제 유료 공연 티켓(초대권 제외)을 지참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생겼다. 전주문화재단의 마당 창극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의 티켓 30% 할인, 콩나물국밥집그때 그집백반집정집국밥집엄마손 해장국 등 남부시장 맛집 20% 할인이 그것이다. 종일 축제를 다니느라 노곤해졌을 팔다리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온천 스파라쿠아 입장료 20% 할인까지 챙긴다면, 알찬 소리 여행이 될듯. 소리축제로 인해 전북의 맛과 멋을 알아가는 묘미도 쏠쏠할 것이다.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 한) 티켓 수익 성적표가 어떻게 나올까. 지난해 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유료 공연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티켓 수익 3억 중 사상 최초로 1억 넘는 수익을 올리며 선방을 했다고 자평했다. 국비도비 등을 포함해 총 22억2000만원이나 투입되는 축제이나 매번 장사는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티켓 가격을 보통 공연에 맞춰 책정하면 시민들의 세금으로 여는 축제라는 취지에 맞지 않다고 비난받고, 싼 가격에 내놓으면 돈을 왜 이렇게 못 버느냐고 여론에 혹평을 받아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던 것. 물론 소리축제의 딜레마는 올해도 여전하다. 지난 8일 기준으로 매진된 공연을 살펴보면 개막 공연, 제주도의 선문대할망 설화를 바탕으로 한 어린이 공연 '공작새와 황금 깃털', 판소리 다섯 바탕 - 왕기석 수궁가와 중국 국수예술단의 사천가무악 등이다.박칼린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이 총 연출을 맡은 개막 공연은 R석(5만원)이 매진된 상태. '소리축제의 성패는 개막작에 따라 달렸다'는 공식에 반기를 든 박칼린 집행위원장은 "큰 의미 부여는 말아 달라. 그러나 대충 만들지는 않겠다"고 했다. 100분간 경계를 허문 우리 소리를 시대별로 나눠 조명해온 이번 공연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연이 베일에 가렸을 만큼 입소문이 늦게 난 편이나, '박칼린'이라는 스타 덕분으로 매진 행렬에 올랐다. '공작새와 황금 깃털'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얻은 작품. 전석 1만5000원으로 값싼 티켓은 아니나, 문화바우처와 연계한 아동청소년 관람객들의 수효가 높다. 판소리 다섯 바탕의 왕기석 수궁가의 경우 깊은 소리뿐만 아니라 연기까지 더해져 서울 관람객들이 서둘러 티켓을 예매해둔 상황. 조직위는 예상밖의 선전을 하는 국수예술단 - 사천가무악의 매진을 두고 1만원이라는 저렴한 티켓 가격과 경극변겸 등을 접목시킨 공연이 친근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현재 조직위가 밝힌 28개 유료 공연의 온라인 예매율은 50%. 현장 판매분을 남겨둔 상황이나 지난해와 비슷한 판매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매진이 예상되는 공연은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 - 흥보가 유태평양심청가 민은경'(14일)과 해외 초청 공연의 클라우디아 오로라. 둘 다 평균 예매율 80%를 넘겼다. 소리축제의 브랜드 공연인 판소리 퍼포먼스 그룹 '미친 광대'의 '2012 광대의 노래 - 동리, 오동은 봉황을 기다리고'(15일) 역시 온라인 예매율이 74%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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