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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이 공연 - "굿거리 장단이 세계적 리듬 못 될 이유 없죠"

타악에 국악·월드뮤직까지…박재천'Korean Grip Meets the world'내일 소리문화전당

▲ 12일 박재천씨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신명난 쇼케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천진난만하게 웃는 것 같지만, 이 남자의 미소에 방심하면 안 된다. 타악 연주자 박재천(50)은 남들이 무심결에 넘기는 한국의 독특한 장단도 기어코 'Korean Grip'으로 풀어내고야 마는 연주자다. 오채질, 자진모리, 굿거리, 칠채 등 그의 관심사는 비단 전통 장단에만 머물지 않는다. 재즈나 월드뮤직까지 도저히 전통 장단으로는 결합이 어려울 것 같은 레퍼토리를 'Korean Grip'으로 소화하는 왕성한 식탐은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그가 창안한 'Korean Grip'이 대체 뭔가. '그립'(Grip)은 타악기 연주에 있어 스틱을 잡는 방식을 뜻한다. 양손이 비대칭 구조로 있는 전통식, 손의 검지가 위로 향하게 하는 프랑스식, 손등이 위로 향하는 독일식 등 세 종류가 있다. 그는 "우리 장단에만 있는 '기덕'과 '드르닥' 등과 같은 특별한 박자를 소화하기 위해 검지가 스틱 위로 향하는 특별한 기법"이라고 했다.

 

이를 고안하게 된 것은 "2006년 런던 공연을 앞두고 항공사의 실수로 장구·징 등이 도착하지 않는 바람에 드럼만으로 공연을 한 뒤 국악기 없이도 한국 장단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방법이 없는지 찾으면서부터"다. 흥미로웠던 건 다른 연주자들도 우리 장단을 접목시키기 위한 고민을 해봤다고 하는 것이다.

 

그는 2008년부터 아내와 함께 우리의 리듬과 소재만 갖고 음반을 만들기로 작심했다. 중앙대 작곡과 출신 이들 부부는 '조상이 남긴 꿈'(2008)을 내놓았다. 그는 "작품의 세밀한 구성과 대위법, 형식이나 박자에 대해 곱씹으면서 단순한 '퓨전'이 아닌, 우리의 장단이 재즈와 현대 클래식의 어법과 융합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대중적인 것이 좋다'는 등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무슨 분야든 깊이 파고드는 사람은 소수이게 마련이다. 그런 취향까지 넉넉히 받아줄 수 있어야 한 나라의 문화적 저력이 드러난다"고 했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선보이는 'Korean Grip Meets the world'(15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는 어떤 무대일까. 그는 "지난해 프로젝트가 드럼으로 한국의 장단을 연주하는 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Korean Grip'으로 호주의 유명한 드러머 사이먼 바커, 일본 사쿠아치의 명인 아키카츠 나카무라, 몽골 전통창법인 흐미 싱어이자 마두금 연주자인 신츄 도린얌, 스페인 플라멩코 댄서 호아킨 루이즈 등이 한국의 장단으로 신명나는 소리를 빚어낸다.

 

"저도 이제 쉰이 넘었어요. 그런데 가면 갈수록 산 같아요. 다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더 높은 산이 보이고, 그 산을 오르려면 또 다시 내려가야 하고. 그런데 아직도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조바심이 나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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