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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만이 전북 농업의 희망이다

한정된 시장 출하경쟁 통합마케팅 시장 구축 안정적 수익 창출해야

▲ 성신상 전북도 농수산국장
1990년대 초반까지는 그래도 생산만하면 팔리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농산물 수입개방 확대 등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생산만 잘 한다고 팔리던 시절은 지나갔다. 우리의 농업환경은 외적으로는 수입 농산물, 내적으로는 타도의 산지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있다. 어렵게 생산한 농산물을 잘 팔아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시장의 요구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과거의 소비시장은 도매시장 이외에는 마땅히 판로가 없었지만, 현재는 대형 유통업체나 외식업체 등이 성장하면서 다양화됐다. 그만큼 우리 농산물을 팔 곳이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시장이 요구하는 공급능력을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우리 농산물을 팔 수 있는 시장에 한계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도의 평균 호당 경지면적은 1.8㏊로 1990년 이후 20년 동안 0.5㏊ 증가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호당 경지면적이 현재 수준에서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며, 호당 경지면적 확대를 통해 시장의 요구조건을 충족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다수의 영세한 유통조직이 한정된 소비시장을 두고 출하 경쟁하는 구조로는 우리 농산물을 잘 팔 수도 없다.

 

전북도는 지난해부터 호당 경지면적과 소규모 유통체계를 극복하고자 생산자 조직화와 통합마케팅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인 한 사람으로는 경쟁력이 없지만 농업인이 10명, 100명, 1000명으로 조직화해 100㏊, 1000㏊의 출하 물량을 확보하고, 공동 선별해 최소 시·군 단위로 마케팅을 단일화한다면 호당 경지면적과 소규모 출하에 따른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 농업인은 각자 생산하고 출하하는 습관에 익숙하다. 조직화에 참여하고 공동 선별·출하하는 것이 낯설겠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대에 뒤떨어진 습관은 과감히 버렸으면 한다.

 

지역농협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농업인의 조직으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이해관계를 떠나 통합마케팅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일부 지역농협은 자신들의 출자로 설립된 통합마케팅 전문조직이 농업인의 참여 부족으로 부실 운영될 경우 손실을 떠안을 부담이 있고, 일부 농업인은 상품화와 마케팅 대행에 따른 수수료 부담으로 초기 사업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우리 도는 지역농협과 생산자가 지니는 우려와 부담을 불식하고, 통합마케팅 조직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도록 현재 2년인 지원기간을 5년으로 연장했다. 또한 비가림하우스 지원와 같은 주요 정책 사업은 조직화에 참여하고 통합마케팅 조직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생산자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은 조직화와 통합마케팅 시스템 전체를 와해시키고,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참여자 중심의 정책 지원은 지속할 방침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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