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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발등에 떨어진 불, ‘지방소멸’

지금 내 고향은 소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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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홍 무주군수

지방 소멸은 답이 없다고 한다. 누군가는 적응이 최선이라고 서슴없이 말하기도 한다. 좀처럼 희망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소멸 위기를 극복한 지역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곳에서 희망을 발견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지역 부활의 희망 안내서가 될 묘수는 없는 걸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대변하는 말로 예나 지금이나 서울로 향하는 발길이 끊임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요즘은 수도권이 뜰수록 지방이 가라앉는 반비례 현상이 부쩍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서울을 중심으로 인구와 정보, 각종 인프라들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전체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서울·인천·경기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모여 살면서 경제, 문화, 교육, 의료 등 모든 것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는 이유는 학교와 병원, 기업, 문화시설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고 점점 지방소멸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폐교, 빈집, 60세 청년회장, 경운기 팝니다, 장례식이 동네 이벤트...’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집중이라는 두 축이 만들어낸 지방소멸은 출생률이 감소하고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나는 상황에서 남은 노인들이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는 위협적 절망감으로 다가온다.

이를 극복하고자 정부는 올해 전국 228개 지자체 중 89개 도시를 소멸지역으로, 18개 도시를 관심지역으로 지정해 매년 1조원씩 10년간 1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실효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지역경제가 선순환하고 지방소멸을 방지할 변수는 없는 걸까? 이익이 기대되지 않으면 투자도 없고, 먹고 살 수 없으면 사람도 발길을 주지 않는 것이 자본주의 경제의 당연한 생리다. 따라서 저출산, 고령화, 인구감소 등은 지역경제와 결부시켜 풀어야할 공통분모로 지방에도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소멸을 막을 수 있다. 

지방과 수도권간의 일자리 불균형은 지방을 소멸위기로 몰아가는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소멸위기의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일자리, 인프라, 관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나의 자족도시를 이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따라서 공공기관 이전과 함께 기업도시가 꾸준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고향사랑 기부금제 또한 극심한 인구유출에 시달리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선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지방소멸을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의 기능뿐만 아니라 태풍이나 지진 등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고향사랑기부금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등 활용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주거주지, 부거주지를 허용하는 유연 주소제 도입도 필요해 보인다. 이와 함께 관계인구의 중요성도 부각된다. 중앙집권적 거버넌스 구조에서 지방분권형 구조로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제 지방소멸의 위기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에 극복해야 할 국가적 문제다. 결국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은 지방소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힘의 벡터를 모아 창조적 공존으로 나아가는 장기적인 전략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기대와 소망을 담아 지원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지역경제의 선순환과 지방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황인홍 무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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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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