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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 위기 풀 혜안 없는가

수도권 대학 설립 규제 권역별 비교우위 평가로 교육 수급불균형 해소를

▲ 배점모 호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근 전북지역의 대학들은 교육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에 대처하느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도내의 몇 개 대학들은 대학입학 정원을 줄이거나 학과 통폐합에 그치지 않고 수도권으로 대학을 이전하거나 분교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발단은 1960년대 초반부터 실시된 산아제한정책과 일정한 요건만 충족하면 대학을 쉽게 설립할 수 있게 했던 대학설립준칙주의 때문이다. 산아제한정책은 출산율 감소로 교육수요 감소를 초래했고, 대학설립준칙주의는 대학의 초과공급을 가져왔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교육의 수급불균형을 초래하게 되었고, 2018년에는 대학 정원이 고교 졸업생보다 많아지는 초유의 사태를 겪게 될 것이다.

 

위와 같은 교육수요의 감소현상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어느 곳보다도 교육수요의 감소를 크게 체감하는 지역은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에서 소외된 호남지역이다. 1960년대부터 지속된 정부의 불균형 성장 정책은 수도권과 경부의 축을 중시하였고, 그 후 행정수도 이전과 고속철 시대의 도래는 대전·충청권과 춘천·강원권의 부상을 가져왔다.

 

아직도 저속철 시대에 살고 있는 호남권은 상대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게 되어 결국 대학들이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수도권에서 학생들이 내려와 입학 정원을 채워주지 못하면 지방의 대학은 문을 닫아야 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또한 수도권 대학의 정원 외 학생모집과 평생교육원의 학점은행제 운영, 온라인 수업을 하는 수십여 개의 사이버대학들은 그렇지 않아도 적어진 지방 학생들을 수도권으로 뽑아가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어서 지방대학의 학생모집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지방대학의 학생 모집난이 가중될수록 지방에는 문을 닫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대학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엑서더스 현상은 더욱 줄을 잇게 될 것이다.

 

지방대학의 정원 감축, 학과 통폐합 및 학교 폐쇄와 수도권으로의 이전이 심화되면 될수록 지역인재의 유출이 심화되고, 지역인재들의 유출이 많아질수록 지역경제를 더욱 쇠퇴시켜 지역경제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는 구조를 갖게 된다.

 

지역 간의 불균형 심화는 지역 간에 반목과 위화감을 조성하게 되어 국민통합과 화합 분위기 조성에 역행하고, 결국 국가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입 증대는 교통, 환경, 주택 등 각종 도시 문제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지역 간의 불균형에서 오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는 일이다.

 

이를 위해 수도권에 대한 학교 설립과 공장설립을 적절히 규제하고, 대학평가는 전국 단위에서의 비교우위가 아닌 권역별 비교우위의 관점에서 광역자치단체별 제한 경쟁을 통해서 평가되어야 한다.

 

수도권의 대학들도 비교열위에 있는 대학들은 정원 감축을 의무적으로 하게 함으로써 수도권으로만 학생들이 집중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

 

지역의 균형발전은 정부의 의지와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결국 연목구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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