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⑦ 여성의 희망 '시간선택제 일자리'] 4대보험 가입 정규직 혜택…구직자들 '싱글벙글'

경력단절여성 사회진출 통로 순기능 / 정책홍보부족으로 아직 뿌리 못내려

   
▲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전주 대자인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윤영 간호사.
 

씬 깜언! 씬 깜언!(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말은 구직신청 후 3~4번의 동행면접의 과정을 거쳐 방과후 학교 영어강사에 취업한 뉘엔티안씨가 동행했던 취업설계사에게 전하는 감사의 인사이다.

 

베트남여성 뉘엔티안(29)은 3년 전 한국인 남성과 결혼 후 우리나라에 이주해 살고 있는 결혼이민여성이다.

 

얼마 전 시어머니와 함께 센터를 방문한 뉘엔티안은 결혼 전 베트남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경력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의 돌봄 시간이 자유로운 시간제일자리에 대해 문의, 취업에 성공했다.

 

뉘엔티안 씨는 “자녀의 돌봄과 가사로 인해 종일 근무가 어려운 여성들에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만족한다”며“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해 취재해봤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누구냐, 넌

 

경제용어사전에 의하면 근로자가 근로시간과 업무 시작·종료 등 근로형태를 정할 수 있고 임금과 복리후생 등에서 전일제 근로자와 차별이 없는 일자리를 일컫는다.

 

지난 2013년 11월 13일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일부에선 같은 해 6월 제시되었던 고용률 70% 로드맵 숫자에 매몰돼 일자리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삼성그룹의 시간선택제 계약직 6000명 채용을 필두로 2017년까지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는 1만 3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간선택제 일자리창출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근로시간 단축제도 등을 정비해 공공부문에서 조성된 분위기를 민간부문으로 확산되도록 할 계획으로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했다.

 

기업을 중심으로 민간부문 시간선택제일자리사업을 추진 하고 있는 전주고용센터의 경우 2014년 5월 기준 51개 사업장 260명이 시간선택제일자리사업 승인됐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들이 민간부문 시간선택제일자리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까?

 

먼저 공공기관이나 사업주가 지원 대상 근로자에 대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이 사업 외에 인건비를 지원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청이 가능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근로조건은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하고 소정근로시간이 주 15시간에서 30시간 이하 이면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또한 사업주는 시간선택제 근로자에 대해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라 임금 등 근로조건에 있어 통상근로자와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창출 사업 지원수준은 근로자 1명 당 월 80만원 한도(대기업은 월 60만원 한도) 내에서 사업주가 지급한 임금의 50%를 1년의 기간 내에서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가까운 지방 고용노동관서에 사업계획서 심사 및 승인을 받도록 한다. 선정이후 기업에서는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하고 지원금 신청을 하면 된다.

 

△ 시간선택제 운영기업 효과는 뭘까?

   
▲ 화장품 제조업‘케비젠’시간선택제 일자리 참여자 박성순씨.

C식품 및 식품서비스분야 기업은 2013년 경력단절여성 150명을 채용했고 2017년까지 5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제도도입은 장시간 근무 관행 개선과 기존 직원들의 업무부담 완화 및 생산성 향상, 경력단절여성 채용을 통한 여성인력의 사회진출 확대 분위기 조성을 위한 일이라고 하나 결과적으로 경력단절여성 고용으로 숙련된 전문인력 확보는 물론 일과 가정의 양립지원, 기존 시간제 근로자 처우를 개선하기에 상당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의견이다.

 

D떡전문점에서는 피크타임의 업무 집중도 완화를 위해 50명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하였고 이를 통해 노동 강도와 업무 스트레스가 감소, 고용창출은 물론 조직 몰입도와 업무 만족도 증대 효과를 이끌어냈다고.

 

우리지역 내 시간선택제 일자리창출 지원 사업 참여기업인 전주시 인후동에 위치한 K교육지원서비스기업은 올해 처음으로 아동 대상 교육 강사를 시간제 근로자로 5명을 채용했다. 능력 있는 경력단절여성이 가정을 돌보면서 일 할 수 있도록 선택 가능한 근무시간 활용으로 고용안정은 물론 여성일자리창출에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시간 선택제 명암

 

시간 선택제는 양질의 일자리가 적고 임금이나 수당 등 처우 면에서 전일근로자와 격차가 심해 구직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또 자칫 정규직은 남성, 여성은 시간제로 인식이 고착화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과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 이후 홍보부족으로 인한 사업 인지도 약화 등의 문제로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여성고용률 제고에 핵심이 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4대 보험가입, 최저임금 등 근로조건 보장, 임금 등에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진 근로제도로 출산과 육아 등의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직장을 떠나야 했던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재취업이라는 여전히 희망의 돌파구이기도 하다.

   
▲ 신향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취업지원팀장

전주고용센터 최정철 주무관은 “먼저 기업의 입장에서 바라본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가장 큰 장점은 기업에서 필요로하는 맞춤형 인재를 발굴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시간선택제를 활용, 탄력적인 인력운영으로 특정 시간, 특정 기간에 업무량을 집중할 수 있어 효율적인 인력운영 시스템이 마련되고 일·가정 양립을 통해 근로자의 이직을 방지해 구인난 해소와 유능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기업에서 시간선택제 근로자 1명 채용 시 월 80만원 한도로 임금의 50%를 지원받게 되는 등 경제적 절감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며“시간선택제 일자리 직무가 대부분 단순노무직, 생산직, 서비스직, 사무직 순으로 조사돼 정부 의도대로 반듯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확대되기 위해선 전문직 등 다양한 직종에서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강조했다.

 

● (유)가온교육 양승훈 대표 "숨어있던 우수인력 확보 기존 직원 업무부담 덜어"

 

“이렇게 좋은 제도가 있다는 걸 처음엔 몰랐어요. ”

   

(유)가온교육 양승훈 대표 (50)는 “저희같이 교육서비스업을 운영하는 경우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성패를 가늠하는 것인데 숨어있던 우수한 인력을 찾아내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소득이다”라며“현재 5명의 시간선택제 인력을 지원받고 있는데 그 분들 모두 경력단절여성으로 결혼 전 어린이집과 유치원 강사경력이 있는 분들로 결혼과 함께 자녀양육 등의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셨던 경력단절여성이다”고 소개했다.

 

양 대표는 “종일근무가 아니다 보니 일과 가정이 양립되고 가정경제도 살리는 일거양득”이라며“무엇보다 일을 통해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고 하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 당시 기존 직원들의 동의가 필요했는데 여성인력이 대부분인 저희 직원들은 당연히 이해해주고 본인 입장이 되어 생각해 주는 분위기여서 오히려 고마웠다”며“현재 기존 직원들과의 마찰도 없고 강의 노하우 전수 등 전 직원들이 서로를 이끌어주며 업무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정확한 개념파악과 이해가 부족한 기업들이 있다 보니 경력단절여성들을 많이 수용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며“많은 기업이 참여해서 우수한 인력활용을 통한 여성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 시간선택제 방과후교사 박선님씨 "돈도 벌고 자녀들도 키우고, 당당한 엄마로 즐겁게 생활"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가장 큰 장점은 일도하고 가정도 돌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유)가온교육 방과후교사 박선님씨(38)는 “사실 일은 하고 싶은데 아이가 너무 어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만 하고 이곳저곳 기웃거리기만 했다”며“우연히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공고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 전부터 일했던 분야 인데다 무엇보다 일을 마치고 아이들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맘에 들었다”고 참여배경을 설명했다.

 

박 교사는“ 종일 근무하는 것보다 급여가 작은 건 아쉬움도 있지만 정규직원들과 차별이 없고 아이가 조금만 더 크면 종일제 전환도 가능하다고 하니 그동안 경력과 스펙을 쌓아 두자는 제 나름의 전략도 있다”고 웃어 보였다.

 

또“다행히 취업에 성공하고 이제 어엿한 직장인으로 당당한 엄마와 아내로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며“저처럼 일은 하고 싶지만 아이나 돌봐야 할 가족들로 인해 망설이는 여성분들이 있다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국회·정당선관위 "계엄군, 당직자 휴대전화 압수…3시간20여분 청사 점거"

국회·정당野, 尹탄핵안 7일 오후 7시께 표결 추진…"與의원들 결단 기대"

사람들임실군청 변광진 팀장, 국가기술자격 수질관리기술사 합격 기술사 2관왕

전북현대최후의 결전 남겨둔 전북현대⋯8일 승강 PO 2차전

정치일반尹, '계엄 건의' 김용현 면직재가…후임에 최병혁 주사우디대사 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