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부로 혼자 자취를 하고 있는 회사원 김성훈 씨(39)는 불규칙적인 식사에 늦은 밤까지 술을 먹거나 야식을 먹고 그대로 잠드는 경우가 다반사다. 몇 달 전부터 가슴 쓰림과 신물이 넘어오는 증세를 앓고 있는 김씨는 제산제를 가방에 넣고 다니며 복용하고 있다. 제산제만 복용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가볍게 넘겼지만 최근에는 타는 듯한 가슴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병원을 찾았다. 김씨의 병명은 ‘역류성 식도염’. 인스턴트 위주의 식사와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역류성 식도염을 호소하는 젊은층이 꾸준히 늘고 있다. 김씨처럼 제산제만 복용하면 쉽게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해 가볍게 여기지만 역류성 식도염을 방치할 경우 심하면 식도선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전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상욱 교수의 도움말로 역류성 식도염에 대해 알아본다.
△역류성 식도염
가슴 쓰림과 신물 넘어옴, 만성기침의 원인으로 널리 알려진 역류성 식도염은 지난 10년간 5배나 증가하면서 전 인구의 10%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속쓰림을 이유로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을 때 역류성 식도염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만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록 역류성 식도염이 악성 질환으로 이어지는 빈도는 드물지만 질환의 만성적인 경과는 사회 경제적으로도 많은 손실을 가져온다.
△원인과 증상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으로는 위 내용물이 식도로 넘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하부 식도조임근의 기능저하, 식도의 산청소능의 이상, 위 배출능의 저하 등이 꼽힌다. 이런 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비만해지거나 늦은 저녁에 과식을 할 경우 역류성 식도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또 하부 식도조임근의 기능이 점차 감소하는 노인층에서 발병률이 더욱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은 전형적인 증상과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가슴 쓰림과 신물 넘어옴이 있으며 최근 관심이 늘고 있는 비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쉰소리, 천식, 삼킴 곤란, 인두종괴감 등이 보고되고 있다.
△진단 방법
대부분의 역류성 식도염의 진단은 내시경 소견으로 내려진다. 내시경검사는 관련 합병증인 식도미란, 궤양, 협착 및 식도암의 병발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확한 검사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 역류성 식도염 환자의 2/3에서는 내시경소견에서 식도염이 관찰되지 않는 비미란성식도염으로 분류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시경에서 식도염이 없는 환자의 감별 방법으로 24시간 보행성 식도산도 검사를 통해 위산역류의 정도나 빈도, 증상과의 연관성을 알 수 있다. 산의 역류뿐 아니라 약산, 알칼리나 가스의 역류를 알 수 있는 임피던스 24시간 산도검사 방법이 산 이외의 역류에 대한 검사방법으로 시행 되고 있으며 고해상도 식도내압 검사를 통해 식도의 운동기능에 의한 위산 역류와의 연관성을 알아 볼 수 있다.
△생활습관 변경과 약물 치료
베개를 높이 베고 눕는 것보다 좌측으로 눕거나 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역류성 식도염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부비만은 역류성 식도염의 빈도를 높이므로 적절한 운동을 통해 표준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과식, 탄산음료와 흡연을 금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생활습관의 교정만으로도 역류성 식도염이 치료된다면 좋겠지만 여러 연구에서 보면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는 효과가 미약하고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 "잘못된 식생활습관부터 바꿔야"
- 김상욱 전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역류성 식도염은 매우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므로 진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협심증과 같은 급성 질환과의 감별진단이 중요합니다.”
전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상욱 교수는 “내시경 검사 수가가 높지 않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를 먼저 시행해 동반된 위장 질환을 확인하고 식도염의 유무나 합병증의 정도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욱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과식을 해서는 안 되며, 사이다,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를 피하고, 하부 식도 괄약근의 힘을 약하게 하는 흡연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 커피·초콜릿·술·오렌지 주스 등의 음식물과 근육 이완제 등 일부 약물을 피해야 한다”면서 “체중을 줄이며 쭈그려 앉지 말고, 식사 후에는 바로 눕는 습관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몸에 끼는 옷을 입지 말고, 일상생활 중 몸을 숙이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특히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상 야간에 역류가 심한 환자나 식도 연동운동에 장애가 있는 환자는 취침 시 침대의 상체부분을 6~8인치 정도 올려서 자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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