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압 환자가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시기는 여름이다. 저혈압은 고혈압과 달리 출혈, 탈수와 같이 일시적인 이유로 발생할 수 있지만 심할 경우에는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의료법인 영경의료재단 전주병원 심장내과 송수경 전문의의 도움말로 더운 날씨에 더 위험한 저혈압에 대해 알아본다.
△ 저혈압이란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90mmHg 보다 낮거나 이완기 혈압이 60mmHg 미만일 때를 저혈압이라고 한다.
실제적으로 이완기 혈압은 수축기 혈압에 비해 증상을 일으키는 저혈압 상태를 잘 반영하지는 않아 수축기 혈압과 동시에 낮을 경우 의미있는 저혈압으로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임상에서는 이런 숫자상의 정의 보다는 어지럼증, 전신의 무기력감, 두통, 실신 등의 증상이 있고, 혈압이 낮게 측정될 때 저혈압으로 진단하고 치료하게 된다.
보통의 경우 고혈압은 치료가 필요한 위험 질환으로 생각하지만 저혈압은 단순한 어지럼증으로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혈압이 감소하면 몸 속의 장기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이로 인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 개개인의 나이, 기저질환, 반사기능에 따라 낮은 혈압에 대한 적응력이 다르고, 증상과 예후도 달라지므로 저혈압의 원인과 증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
△ 발병 시기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저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재작년에 비해 평균 18% 증가하였으며, 시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 가장 더운 여름철인 7~8월에 환자가 가장 많았고, 이어 9월과 5월, 6월 순이었다.
이렇듯 여름철에 저혈압 환자가 몰리는 것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땀을 많이 흘려 몸 안의 수분량이 과도하게 줄어들면서 우리 몸이 스스로 혈압을 유지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외부 환경에 대해 몸이 반응해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50대 이후 중·장·노년층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저혈압 종류
첫째로 기립성 저혈압이다. 보통 앉았다가 일어서면 피가 다리쪽으로 몰리게 되므로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액량이 감소하게 된다. 우리 몸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신경 반사가 작동하면서 일정한 혈압을 유지시켜 주는데 이 혈압 유지 반사 기구에 오작동이 생기면 저혈압이 발생하고 이를 기립성 저혈압 이라고 한다.
여름철에는 기립성 저혈압 환자가 다른 계절에 비해 2배나 증가하며, 특히 나이가 들수록 빠르게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심혈관계 능력이 떨어지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술을 마셨거나, 설사 등으로 인해 탈수가 심한 경우, 반신욕을 하는 것이 좋다.
둘째는 본태성 저혈압이다. 증상이나 확실한 원인없이 평소에도 혈압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로 전체 인구의 1~2%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전혀 증상을 느끼지 못하며, 이런 경우는 치료 대상이 되지 않는다.
셋째는 속발성 저혈압이다. 여러가지 심장병이나, 폐 질환, 내분비 질환, 출혈 또는 감염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에 나타나는 저혈압이며 해당 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심장병, 예를 들어 심부전, 심근경색증, 대동맥 판막 협착증과 같은 병과 관련한 저혈압은 빠른 진단이 되어야 치료가 가능하다.
△ 증상과 진단
가장 흔한 저혈압 증상은 피로감 어지럼증이나 두통이며, 신체 각 장기에 혈액 순환이 저하돼 피로하고 기운이 없으며 전신 무기력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수면장애나 메스꺼움과 같은 소화장애, 이명, 심한 경우 실신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저혈압 증상이 의심되면 심장내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병력 청취와 문진, 혈압 측정을 통해 저혈압이 확인되면 원인을 찾는 검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혈액검사를 통해 혈색소를 체크해 빈혈 및 출혈 여부를 확인하고 전해질 이상이나 당뇨 등의 합병증 여부를 확인한다.
또한 심전도와 심장 초음파 검사로 원인이 될만한 심장병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주신경성 실신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기립경사도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 예방법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만성 저혈압은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속발성 저혈압이나 쇼크와 관련된 급성 저혈압의 경우에는 반드시 그 원인을 찾아 교정해야 한다.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 원인이 되는 약물이 있다면 중단 및 대체하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원인을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면 천천히 일어나는 것을 습관화하고, 천천히 일어나도 어지럼증이 있다면 조금 쉬면서 증상이 없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일반적으로는 일상 생활을 하면서 간단한 운동,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 적당한 수분 섭취 (하루 2L 정도)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 배출로 인해 몸안의 수분이 줄어들면서 혈액량도 적어져 저혈압 증상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수액 요법을 통해 체액을 보충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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