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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만규 화백의 섬진팔경 이야기] (2) 붕어섬 (상)

붕어섬 여름 2016. 138x200 순지에 수묵채색.
붕어섬 여름 2016. 138x200 순지에 수묵채색.

붕어섬은 아리고 아린 아름다움이다.

그 아름다움은 실향민들의 양보와 배려의 결실물이다.

그러나 자연은 붕어섬을 외로이 물에 가둬 놓지만은 않았다. 관심 있는 수많은 이들의 끊임없는 발길이 함께한다.

구절양장(九折羊腸)의 도로를 즐기며 드라이브하기 좋은 곳, 옥정호이다.

또한 옥정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갈 수 있도록 13km 이르는 물안개길이 있다.

옥정호가 손에 닿을 듯 말 듯, 호수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 만들어 낸 트래킹 코스다. 화려하거나 웅장하게 꾸며지지 않아서 그야말로 마음 편안히 맡길 수 있는 쉴만한 공간이다.

옥정호는 뒤편으로 오봉산이 병풍처럼 싸안고 있어서 더욱 포근함을 안겨준다. 그 산에 15분가량 올라가면 국사봉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호수 가운데 붕어섬이다. 그곳에는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함께 지내던 이웃들은 떠났을지언정 이른 봄이면 새 희망의 기운이 솟는다. 갈아엎어 붉은 색조를 띠는 밭두렁에서는 뭔가를 이뤄낼 듯이, 새 생명을 암시하듯이 아침 햇살에 따뜻한 훈김을 뭉실뭉실 피어 올린다.

작은 섬이지만 시간의 변화를 읽게 해주는 공간이다. 그야말로 변화무쌍함을 만들어내는 설치작품 같은 곳이다. 여명이 동터오를 새벽녘에는 그야말로 승경이다.

가을 날 기온차가 생길 때면 전망대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사방에 둘러싸인 산과 그 안에 안겨있는 호수가 어우러져 펼쳐지는 혼미한 기상 쇼를 보기 위해서이다. 동녘의 햇살은 섬진강 발원지인 저 멀리 진안 마이산의 두 귀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호수에 비춰온다.

지자체에서 관광개발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외앗날에, 붕어섬의 지느러미 하나도 소실되지 않고 소중하게 간직해야 한다. 장자(莊子)의 조탁복박(彫琢復朴)이란 말이 호수위에 어른거리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꾸미거나 수식(修飾)하지 말고 본래의 내 모습을 소중히 여기며 참 나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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