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연고로 하는 프로스포츠 구단은 프로축구 전북현대와 프로농구 전주KCC이지스 농구단이다. 국내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서의 위상이 높은 양 구단이지만, 올해 이들의 행보는 눈에 띄게 달랐다. 스플릿 라운드 돌입 전 우승 확정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전북현대와 시즌 초반 감독 자진사퇴와 인사를 두고 벌어진 잡음에 전주KCC는 뒤숭숭한 분위기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 두 구단의 올 시즌 행보를 살펴본다.
△절대 1강으로 떠오른 ‘전북현대’
전북현대는 올 시즌 26승 8무 4패로 역대 최다 승점(86점)을 달성하며 K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지난해 K리그 정상에 올랐던 전북은 시즌 개막 두 경기 만에 인천에 패하며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이내 분위기를 다잡고 ‘절대 1강’의 모습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전북은 올해 4월 11일 홈에서 펼쳐진 경남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리그 1위에 오른 후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지키며 독주했다.
내년에도 전북에서 뛸 예정인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과 외국인 골잡이 로페즈라는 화려한 공격진에 국가대표팀 주축 수비수인 이용과 김민재가 버티며 견고한 수비를 자랑했다. 프로 데뷔 시즌임에도 19경기 무실점을 기록한 골키퍼 송범근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이번 시즌 전북은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경기가 4경기에 불과했고, 홈에서는 8월 5일 경남전 한 경기에서만 유일한 무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북은 상·하위 스플릿 경기를 치르기 전 우승을 확정 지으며 K리그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0월 7일 울산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로 승점을 추가하며 2위였던 경남과 승점을 벌리면서 리그 6경기를 남기고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전북은 2009년과 2011년, 2014년, 2015년, 2017년에 이어 통산 6번째 K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공히 K리그 명문 구단으로 자리 잡았다. 또 2014년 자신들이 작성했던 K리그1 최다 연승(9연승) 타이기록을 세웠고, 종전 K리그 최다승점이었던 81점도 갈아치웠다.
△시즌 전 우승후보, 개막 후 하락세 ‘전주KCC’
시즌 개막 전 독보적인 엔트리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전주 KCC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올 시즌 내내 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클럽맨’ 추승균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부상자가 속출하는 악재까지 겹치며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 대행 체제로 급히 전환 후 다시 오그먼 정식 감독 체제로 변화를 줬지만, KCC의 완전체도 아직 요원하다. 26일 기준 12승 14패로 7위에 머물러있다.
게다가 KCC는 전창진 전 KGC 감독을 수석코치로 선임한다는 발표로 KBL 농구팬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 2015년 불법 스포츠도박과 승부 조작 의혹을 받았던 전 감독은 이후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포폰으로 불법 스포츠도박 이용자들과 통화를 한 정황이 포착돼 의혹의 시선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했다.
단순 도박 혐의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고,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재정위원회를 열어 전 감독에 대해 무기한 KBL 등록 자격 불허 조치를 내렸다. KCC는 전 전 감독의 복귀를 위해 KBL에 승인요청을 했지만, 재정위원회는 불허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으로 KCC는 스스로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감독의 엇갈린 ‘퇴장’
두 구단 모두 올 시즌 팀에 오래 몸담았던 두 감독을 떠나보냈다. 하지만 이별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은 K리그 역사상 이러한 이별이 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이별’의 모습을 보였다. 중국 슈퍼리그의 톈진 취안젠 감독으로 부임한 최 감독을 보는 팬들의 시선도 응원하는 모습이 다수다. 반면 전주KCC 추승균 감독은 시즌 초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사퇴했다. 선수부터 코치, 감독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던 원클럽맨의 씁쓸한 퇴장이었다.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두 팀 모두 앞으로의 행보가 더 중요한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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