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일 서울에 거주하는 57세 남성이 올해 처음으로 비브리오 패혈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분으로 현재는 항생제 치료로 패혈증은 회복된 상태로 전해지고 있다. 여름철 자주 발생하는 비브리오 패혈증은 지난해에도 47명이 발생했고 그 중 20명이 사망할 정도로 아주 무서운 감염증이다. 전북대학교병원 이창섭 교수의 도움을 받아 ‘비브리오 패혈증 증상 및 예방수칙’을 알아본다.
△비브리오 패혈증이란?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패혈증균(Vibrio vulnificus) 감염에 의한 급성 패혈증으로, 이 균을 가지고 있는 어패류를 날 것으로 혹은 덜 익혀 먹거나 균에 오염된 해수나 갯벌에 상처 난 피부가 노출되었을 때 감염된다. 평균 1~2일의 잠복기를 거쳐 패혈증을 유발하며 다양한 피부병변과 오한, 발열 등의 전신 증상과 설사, 복통, 구토, 하지통증이 유발된다.
△감염 원인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은 바다에 살고 있는 그람음성 세균으로 주로 해안지역에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해수 온도 18℃ 이상 상승하는 5~6월경 환자가 발생해 8~9월에 환자가 급증하는데 올해는 3월에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분리됨에 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어패류를 생식했거나 균에 오염된 해수에 피부상처가 노출된 경우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어패류 생식을 금하고 해안지역에서의 낚시, 갯벌에서의 어패류 손질 등을 삼가는 것이 좋다.
면역이 정상인 사람에게는 감염되어도 특정 증상 발생하는 것 없이 지나가나, 간 질환자, 알코올중독자, 만성신부전, 당뇨병 등 만성 질환자, 부신피질호르몬제나 항암제 복용 중인 자, 악성종양, 재생불량성 빈혈, 장기이식환자, 면역결핍 환자 등에서는 균에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높아 예방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증상
비브리오 패혈증은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대부분의 환자에서 증상 발생 24시간 내 피부 병변이 사지, 특히 하지에서 발진, 부종으로 시작해 수포, 또는 출혈성 수포를 형성한 후 점차 범위가 확대되고 괴사성 병변으로 진행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증상이 심해지면 쇼크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 경우 회복이 힘들며, 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사망하기도 한다.
△진단과 치료
일주일 이내의 어패류 생식 유무, 해수와의 접촉 여부, 어패류 손질 중 손상 여부 등이 있는지 문진을 통해 확인한 후 혈액, 피부병변, 대변 등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분리 동정해 진단한다. 임상증상과 함께 원인균인 패혈증균이 확인되면 확진할 수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경우 감염되면 병의 진행이 매우 빠르고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경과 치료로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병적인 변화가 나타난 피부 부위에 괴사조직 제거 및 근막절개술을 시행한다.
△주의해야할 점은?
균혈증 진행 시 50% 내외, 저혈압 진행 시 90% 내외의 치사율을 보이는 질환인 만큼 예방적 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을 위해 어패류는 5도 이하로 보관하고, 조리 시에는 수돗물을 이용해 2-3회 씻은 후 85도 이상 충분한 시간 가열하여 섭취해야 한다. 어패류를 다룰 때 장갑을 착용하고,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 칼 등은 반드시 소독 후 사용한다. 또한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에 접촉하지 말고, 바닷물에 접촉 시 깨끗한 물과 비누로 노출 부위를 세척하도록 한다.
특히 최근 1주일 이내에 바닷물에 접촉했거나, 제대로 익히지 않은 어패류를 먹었거나, 어패류 손질 중 상처가 난 후에 의심 증상 발생 시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조기치료를 받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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