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하였더니 혈액 속에 지방 성분이 높다,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하여 재검사를 하여야 한다거나, 전문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받는 수가 있다. 본인은 건강에 이상이 없고 아무 증세도 느끼지 못한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에서 3명 중 1명은 고지혈증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나라 국민의 지방 섭취량은 90년대를 기준으로 가파르게 증가하였다. 결국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게 되고 운동은 부족하니 몸에 과잉 에너지가 축적되게 된다. 비만해지고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같은 생활습관병(성인병)이 발병하게 된다. 대표적 성인질환인 고지혈증에 대해 전주대자인병원 내분비내과 김용성 과장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지방의 역할
우리 몸은 적당량의 지방이 꼭 필요하다. 지방은 지방세포에 잘 간직되어 운동을 할 때 근육에서 에너지 자원으로 이용되고, 굶게 되면 지방이 연소되어 생명 유지에도 필요하다. 더 중요한 역할은 우리 몸의 세포에는 콜레스테롤이 있어야 세포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지방은 생명과 활력에 필요한 호르몬의 원료가 된다.
△지방의 구성성분
지방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으로 구성된다. 콜레스테롤은 육류, 계란, 새우에 많이 들어 있으며 비중에 따라서 고밀도 와 저밀도 콜레스테롤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혈액 속에 증가하면 혈관 벽에 부착되고 쌓이게 되면 혈관이 좁아지고 막혀서 뇌졸중, 심장질환을 일으킨다. 그래서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있는 잡다한 지방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고 혈관을 깨끗하게 유지시키는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중성지방은 음식물로부터 공급되는 당질과 지방산을 재료로 간에서 합성된다. 따라서 당질과 지방산을 많이 먹으면 혈액에 중성지방 농도가 매우 높아진다. 중성지방은 기름진 음식 이외에 알코올이나 밥, 빵, 떡 같은 탄수화물을 과다하게 섭취하여도 증가한다. 중성지방은 콜레스테롤보다는 동맥경화증과 연관이 적지만 나쁜 콜레스테롤의 동맥경화 작용을 증가시킨다. 한국인은 대체로 중성지방은 높고,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낮다. 탄수화물 섭취를 좋아하고 한국인 유전자의 특성 때문으로 생각된다. 정상농도는 표와 같다.
△원인
기름진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혈액 속에 지방이 증가하는 것은 이해가 쉽지만, 채소 위주로 식사를 하고, 육류는 한 달에 한두 번 먹는데도 고지방혈증이 있으니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혈액 속에 지방은 어떻게 유지될까. 크게 두 가지 경로가 있다. 하나는 지방이 있는 음식(육류, 기름 등)을 섭취하는 것이고, 다른 경로는 간에서 지방을 만들어서 보충을 한다. 그런데 그 비율이 30대 70 혹은 40대 60 정도로 유지된다. 즉, 음식으로 섭취하는 지방 양에 조금은 무관하게 우리 몸은 일정 비율로 콜레스테롤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항상 균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혈액의 콜레스테롤은 모두 음식물의 섭취에서 오는 것은 아니고 사실은 많은 양이 체내에서 합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 몸은 음식물에서 섭취되는 콜레스테롤의 많고 적음에 따라 체내에서 합성하는 양을 조절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또한 간에서 생산하는 콜레스롤은 유전적 소인이 많이 작용한다. 가족성 고지혈증 체질을 가진 집안은 채식 위주라도 가족 대부분이 고지혈증을 보일 수 있다.
△검사
고지혈증 검사를 받을 때 식후 언제 검사하는지가 중요하다. 즉 혈청 지질, 특히 중성지방은 식사와 술의 영향을 받기 쉬우므로 식후 혹은 알코올 섭취 후에 검사를 받으면 올바른 수치를 알 수 없다. 바른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적어도 9시간에서 12시간의 금식 즉, 전날 저녁식사 후에는 금식하고 당일에는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채혈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 술은 적어도 3일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은 식사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꼭 금식이 아니어도 된다. 고지혈증은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므로 혈관 합병증 정도를 함께 검사하는 것이 좋다.
△치료
고지혈증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동맥경화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혈액 속에서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산화되면서 혈관의 내피세포에 쉽게 부착이 된다. 부착된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피세포에 자리를 잡고 계속 지방이 침착되면서 동맥죽종(atheroma)을 만들고 혈관은 좁아지게 되어 뇌졸중과 심근 경색과 같은 위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단순히 혈관이 좁아져도 고혈압과 허혈성 심뇌질환이 발생하게 되므로 고지방혈증은 치료를 통한 예방이 필수적이다.
치료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최우선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튀김 종류, 술,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를 피하고 운동이 도움이 된다. 스타틴이나 피브레이트 계통의 약을 복용하면 쉽게 정상 수치를 유지할 수 있다. 치료를 시작하면 4주 후에 피검사를 하여서 정상으로 유지되는지 확인하고 계속 복용하는 것이 좋다. 중단하면 다시 지방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예방
치료에 앞서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고지혈증은 한 번 치료로 완치시킬 수는 없다. 치료는 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를 정상인 상태로 조절할 수 있을 뿐이며 그 치료는 평생 계속해야 하고 병 자체를 없애는 ‘완전치료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을 꾸준히 하여야 하며 소홀히 하면 원래의 나쁜 상태로 돌아가 버린다. 고지혈증 치료에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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