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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제주도 칠머리당 영등굿과 흑돼지

칠머리당 영등굿 상차림
칠머리당 영등굿 상차림

여행은 왠지 설레는 마음을 갖게 한다. 특히 ‘제주도’라는 명사를 떠올릴 때면 더욱 그렇다. 제주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화산섬이다. 제주도의 해안가를 걷다 보면 탁 트인 바다와 정겨운 가옥 그리고 바람을 맞는다. 마치 만화에 나오는 정경처럼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제주도 전통 가옥에는 드나드는 대문이 없다. 대신 출입구 양쪽에 구멍이 3개 뚫린 돌기둥에 통나무 3개를 끼워 넣어 두는데 통나무가 1개 있으면 “가까운 곳에 외출했음”이란 뜻이고 2개가 있으면 “먼 곳에 외출했음”, 3개는 “하루 종일 집에 없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도시에서 결코 볼 수 없는 제주도만의 정겨움과 배려가 넘쳐난다. 그래서 도시인들은 제주도에 희망과 꿈을 안고 가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제주도에서는 바람이 많이 부는 음력 2월에 영등 할망(할머니의 제주방언)이 제주에 온다 하여 영등달이라 부른다. 여기에서 영등이란 가정과 마을에 모시는 바람신(風神)으로 지역에 따라 ‘영동’, ‘바람제석’, ‘이월손님’ 등으로 불리며 마을의 수호와 번영을 돕는 신(神)을 말한다. 특히 이곳 영등은 해녀들의 채취물인 소라, 전복, 미역 등을 증식시키며 풍어와 안전을 지켜주는 내방신(來訪神)으로서 그 의미가 특별하고 신비롭다. 이처럼 바람이 많이 불고 물길이 센 음력 2월에는 영등 할망이 머물고 있는 달이라 하여 매년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영등굿이란 제의로 그 액을 풀고 복을 기원했다.

제주도에서 영등굿이란 참으로 중요한 민속 신앙이자 소중한 우리의 의식이다. 특히 제주도의 칠머리당 영등굿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로 영등굿 가운데에서도 제주 칠머리당에서 열리는 굿으로 유명하다. 또한 2009년 9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우리나라 무속과 연관된 전통예술의 존재와 희귀성을 세계에 알렸다.

이러한 특별한 제주도에 유명한 향토 음식이 있는데 그것은 굿 차례상 중심이 되는 “돼지”다. 더불어 제주엔 흑돼지. 흑돼지는 지난 시절 똥돼지란 명칭도 있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엔 인분을 먹이로 키웠다 해서 똥돼지라 불렀다. 현재 제주에서 도새기, 돗, 도야지 등으로 통용되는 흑돼지는 보통의 돼지고기와 달리 육질이 쫄깃하고 고소, 담백한 식감으로 가격이 여느 돼지보다 비싸지만, 인기가 대단하고 찾는 이들도 많다. 하물며 영등굿의 한 거리에도 돼지고기와 술을 먹으며 액을 풀고 재수굿과 놀이를 했으니 참으로 신통방통한 향토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 돼지는 아주 오래전(약 2000년 전)부터 돼지를 사육했다고 전해진다. 만주에서 유래된 털이 까맣고 체구가 작은 돼지가 유입되어 우리나라의 풍토에 적응하면서 흑돼지가 되었다고 한다.

제주의 흑돼지는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어 있다. 혹시 “앗, 흑돼지는 못 먹는 거였나”하는 필자의 노심초사 중 반가운 기사를 찾아 읽고, 순수 토종 제주 흑돼지를 반긴다.

 

<제주축산진흥원이 제주 전역과 부속 섬을 샅샅이 뒤진 끝에 1986년 우도에서 순수 토종 흑돼지 수컷 1마리와 암컷 4마리를 찾아냈다. 수컷엔 ‘김문’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줬다. 김문의 자손은 지금 260여 마리로 늘었고, 지난 17일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는 가문의 영광까지 누리게 됐다. - 국민일보 2015. 3. 20>

 

천혜의 땅, 제주도에서 나온 흑돼지를 오늘 한번 먹어보자.

행복하고 영험(靈驗)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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