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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제공항 백지화…아픈 역사 교훈 삼아야

25년 만에 김제공항 건설사업이 공식적으로 백지화됐다. 부지소유주인 서울지방항공청이 김제공항 실시계획을 전면 폐지했기 때문이다. 전북으로서는 아픈 역사가 담긴 부지여서 감회가 남다르다. 이 부지는 종자생명산업 혁신클러스터로 조성될 계획이라고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북도, 김제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성공을 거두었으면 한다. 하지만 공항부지의 백지화는 지역의 지도자들이 국책사업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김제공항 건설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북은 전주시 송천동 전주비행장이 1974년 군용공항으로 전용되면서 민간공항이 없는 오지가 되었다. 그러자 지역에서는 전북권 공항 요구가 빗발쳤고 당시 건설교통부가 김제공항 건설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1998년에는 공항개발 중장기기본계획에 반영됐다. 김제시 백산면과 공덕면 일대에 길이 1800m, 너비 45m의 활주로 1개와 보잉 737급 여객기 3대가 이용할 수 있는 계류장을 갖춘 공항을 200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 전주시와 완주군, 익산시, 군산시, 정읍시, 김제시의 가운데 위치해 지리적으로 전북의 항공 중심지 역할을 하기에 최적지였다. 2005년까지 전체 사업비 1474억원 중 156㏊의 부지매입비 등 480억원이 투입되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특히 당시 지역구 최규성 국회의원이 벽성대학과 주민들을 부추겨 사업이 좌초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 의원은 전주 완주 통합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다 군산시 LED사업 및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뇌물 혐의로 구속되었다. 이후 김제공항은 감사원 감사로 공사가 중단됐고 부지는 배추밭으로 사용되는 등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덕분에 전북권 공항은 20년 동안 표류했고 가까스로 미군공항인 군산공항을 확장해 새만금 국제공항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김제공항 백지화는 지역지도자의 사리사욕이 지역 낙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똑똑히 보여 줬다. 하지만 이제 공항부지가 종자산업 부지로 변신한 만큼 인근 민간 육종연구단지와 연계해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메카로 우뚝 섰으면 한다. 이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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