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수염 홈런왕' 김봉연, '오리궁뎅이 타점왕' 김성한, '원조 도루왕' 김일권. 군산상고와 해태타이거즈 한솥밥을 먹었던 한국프로야구의 전설들이 '전북체육역사기념관' 건립을 위해 힘을 보탰다.
한국프로야구 원년 스타인 이들 3명은 2일 전북체육회에서 체육유물기증식을 갖고 유니폼과 야구 배트 등 소장하고 있던 뜻깊은 야구용품을 전달했다.
이들은 전북체육역사기념관이 조성되면 KBO에서 위탁·보관하고 있는 자신들의 체육 유물들을 전북으로 가지고 오겠다는 약속도 했다.
김봉연·김성한·김일권은 프로야구가 태동한 1980년대부터 기아타이거즈 전신인 해태타이거즈에서 맹활약했다. 그야말로 '호랑이의 힘'을 보여준 야구 스타들이자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현 군산상일고) 출신들이다.
원년 홈런왕 타이틀, 그리고 콧수염으로 유명했던 김봉연은 해태의 전성기를 이끈 영원한 4번 타자로 화려한 선수생활을 마친 뒤에는 교수로 재직, 후학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오리궁뎅이 타법'의 타점왕 김성한은 장타를 휘두르는 타자 뿐만 아니라 투수로도 맹활약했던 전천후 선수로 한 평생 야구 인생을 걸어오고 있다. 은퇴 후 해태타이거즈 감독을 역임했으며 야구 해설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원년 도루왕을 시작으로 프로 통산 5번의 도루왕이라는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일권은 현역에서 은퇴 후 프로야구팀에서 지도자로 활동,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김봉연은 "오랜만에 전주를 왔는 데 변한 것이 없을만큼 발전이 안 돼 안타깝다"며 "체육으로 전북 발전을 이끌어 나가면 좋겠고, 체육 기념관이 조성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일권은 "전북에서 역사기념관을 조성한다는 소식에 흔쾌히 동참의사를 밝혔다"며 "전북 체육의 발전은 물론이고 전북에도 프로야구단이 생겨 도민에게 기쁨을 선사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성한은 "KBO에 약 120점의 물품이 위탁 돼 있는 데 체육 기념관이 만들어지면 전부 가지고 오겠다"며 "전북 연고의 11구단이 창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은 야구계 전설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유물기증증서를 전달했다.
올림픽 영웅과 원로 체육인에 이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직 프로선수들도 유물 기부 릴레이에 동참하면서 전북체육역사기념관 조성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전북체육역사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전북체육회는 전·현직 체육 영웅, 원로, 프로 선수 등의 체육 유물 기증 릴레이를 펼치고 있고, 현재까지 약 1700점이 넘는 체육 유물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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