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 이은 홍콩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이에 따른 중국 자본의 유입 기대감, 초읽기에 들어간 '비트코인 반감기' 등 호재.
#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보복공격 후폭풍,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중동 화약고 위기감 고조, 끝이 안 보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및 미국의 금리인하 연기 가능성 등 악재.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가상자산(코인) 시장은 호재와 악재의 소용돌이 속에서 급등과 급락을 되풀이하며 '심약 개미들'의 가슴을 졸이게 하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워낙 크다 보니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자칫 '깡통 신세'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위험자산인 코인에 돈을 집어넣는 것은 투기일까 투자일까. 투기와 투자를 나누는 기준, 차이점은 뭘까.
△'워렌 버핏의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증권분석의 창시자, 가치투자의 아버지'이자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은 1949년 집필한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를 통해 투자와 투기의 차이점을 명확히 했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투자란 철저한 분석에 근거해서 원금의 안정성과 적절한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하며,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은 행위는 투기"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가치투자는 단순하다.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따져보라. 손해보지 마라. 이 두 가지 원칙만 지키면 된다"며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싸면 투자를 두렵게 만드는 주변의 소문은 무시하고 사라. 반대로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높아져 안전마진이 사라지면 주위에서 아무리 좋다고 떠들어도 팔아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코인은 내재가치가 있는가. 또 원금의 안정성이 보장되는가.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는 비트코인의 경우 '희소성의 가치'와 함께 '탈중앙화된 교환가치'가 있다. 하지만 기업 또는 자산의 진정한 가치인 내재가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은 더 심각하다. 워렌 버핏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코인의 가장 큰 문제는 내재가치가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었다.
또한 코인은 원금의 안정성도 보장하지 못한다. 수십 배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난 2022년 '테라·루나 사태'처럼 순식간에 디지털 휴짓조각이 되고 만다. 특히 현물이 아닌 해외 선물 거래의 경우, 롱숏 포지션에 따른 대규모 청산이 비일비재하다.
이렇다보니 코인은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의 대상에 가까웠고, "코인 거래를 도박처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투기에서 투자로'
"10여 년 전 친구 얘기를 듣고 비트코인에 돈을 좀 넣었다면, 지금은 아마 큰 부자가 됐을 거야", "그때 좀 샀더라면⋯."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을 초기에 사들여서 장기간 보유한 경우,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수익률은 1억 742만 5422%, 이더리움은 11만 4934%에 이른다.
'디지털 금'으로서의 비트코인 가치에 일찍 주목하거나, 이더리움 생태계의 발전 가능성을 확신한 사람들만이 장기 투자를 했을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에게 투기로 여겨지던 비트코인은 지난 1월 11일 미국 SEC가 현물 ETF(Exchage Traded Fund)를 승인하면서, '금융자산'으로 인정받게 됐다. 지난 2009년 1월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온 지 15년 만에 제도권 금융에 편입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2월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경제브리프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이 제도권 금융규제 하에서 가상자산에 안전하고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렸음을 의미"하며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 확대는 전통 금융과의 결합 가속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국내시장 편입 시 자산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이 예상되는바,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펀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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