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다. 지난 4년간 미국의 차기 대선 경쟁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이었으나, TV토론 한번에 후보가 바뀌고 경우에 따라 첫 여성대통령, 첫 아시아계 인물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지난 6월 27일 대선후보 첫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리스크'가 만천하에 노출되면서 그는 끝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해야만 했다. 여기에 지난달 13일 '암살 미수 사건'이 터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정여론을 등에 업고 백악관 문턱을 넘는듯 했으나 세상사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한 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와 해리스는 오차범위 내 반집 계가를 하는 양상이다. 미국 대선에서 TV 토론이 첫 도입된 것은 1960년, 지금부터 무려 64년 전이다. 당시 민주당 후보인 존 F. 케네디 상원의원은 특유의 입담으로 공화당 후보인 리처드 닉슨 당시 부통령을 녹아웃시키며 최연소 미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후 미국에서 TV 토론은 대선 판도를 좌우했다. 컨벤션 효과라고는 하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는 분위기다. 불과 얼마전 오바마 등장때 첫 흑인대통령이라고 해서 세상이 떠뜰썩 했는데 어쩌면 첫 여성대통령의 탄생이 이뤄질지도 모를 일이다. 종교나 문화 등으로 인해 아시아권 국가의 경우 상대적으로 서구사회에 비해 여성에 대한 차별과 보수성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비롯, 인도, 필리핀, 미얀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지에서 이미 오래전 여성 대통령이나 총리가 탄생했기에 늦게나마 과연 이번에 미국에서 첫 여성대통령이 나올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전북 지역사회에서도 그동안 조배숙, 전정희 등 여성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당선된 전례가 있고, 도의회나 시군의회에서는 여성 의장 탄생이 낯선 일이 전혀 아니다. 하지만 아직 전북에서는 여성 단체장은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단체장은 커녕 여성 부지사도 전무했다. 오죽하면 유성엽 전 의원은 지금부터 꼭 10년전 도지사 선거전에서 "여성 대표성 강화를 위해 행정 또는 정무부지사에 여성을 임명할 것"이라고 공약했겠는가. 그는 당시 "우리나라는 사회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결혼 불안정, 출산포기, 최저 출산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여성 경제전문가를 영입해 일자리 창출과 투자유치 업무를 맡길 것"이라고 약속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금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은 재선인 이인선 의원(국민의힘∙ 대구 수성구을) 이다. 계명대 식품가공학과 교수였던 그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여성 첫 지방정부 부단체장(경북도 정무·경제부지사)을 지낸 바 있다. 해리스의 전격적인 도약을 보면서 전북의 정치 문화문화와 관행 또한 큰 변화가 필요한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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