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라 야구인으로서 기분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네요."
가을 야구가 KIA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이를 지켜본 한 야구동호인의 말이다.
상당수 도민들은 2024년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에 오른 KIA 타이거즈의 우승을 축하하면서도 프로구단이 없는 현실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역력한 분위기다.
그러면서 과거 전북의 신생 프로야구 구단 유치 열기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주고의 전국대회 메이저 3관왕, '역전의 명수' 군산상일고(옛 군산상고) 동문들의 노브랜드배 3연패 달성 등 야구 명문고교를 중심으로 야구 열기가 높아지면서 다시 프로구단 유치에 발 벗고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북의 프로 야구단 유치는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북도는 2000년 연고팀인 쌍방울 레이더스의 해체 이후 프로야구 관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전북도는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전주시, 익산시, 군산시, 완주군을 공동 연고지로 한 10구단 유치를 위한 협약서를 채택하는 등 유치 승부수를 띄웠다.
이후 2013년 주택건설업체인 부영(주)과 손잡고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한국 대표 프랜차이즈 구단’을 골자로 하는 ‘부영 드래곤즈 2019 V1 플랜’을 발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지만 아쉽게도 함께 유치 경쟁에 뛰어든 수원시에 제10구단을 뺏기면서 프로구단 유치는 실패했다.
더욱이 지난 2013년부터 중단된 군산 프로야구 경기마저도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도민들의 프로야구에 대한 갈증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는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군산 월명야구장을 제2의 홈구장으로 사용하며 매년 4~9경기를 진행, 지역 야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었다. 하지만 2014년 새로 지은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가 개장한 후부터는 기아 타이거즈 경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 역시 선거때마다 프로구단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도민들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전주갑 양정무 예비후보는 전북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하림'과 함께 ‘프로야구 제11구단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프로야구의 경제적 파급효과로 생산유발효과 약 8018억 원, 부가가치효과 약 3280억 원, 고용파급효과 1만 2156명으로 조사됐다.
양 예비후보는 프로야구가 국내 다른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크고 연관 산업이 다양해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전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최근 야구 명문고인 전주고가 올해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 중 청룡기와 봉황대기 대회를 제패하고 시즌 마지막 전국대회인 전국체전까지 우승을 거머쥐면서 프로구단 유치 열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야구동호인으로 활동하는 한 직장인은 "올해는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관중 1천만 명 시대를 열었다. 전 국민이 즐기는 프로야구 구단이 전북에 없어 매년 시즌때마다 아쉬움이 컸다"면서 "특히 프로농구 전주 KCC가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겨 전북은 도민이 향유할 권리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스포츠 불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전북도가 11번째 프로야구 구단을 유치하는 데 시동을 걸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성희 전북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28일)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보면서 호남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하지만 전북에 프로야구 구단이 없어 매우 안타까웠다"며 "전북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하림'이 전북연고 구단을 창단해 도민들의 프로야구 갈증을 해소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가 전국대회에서 명성을 날린 전주고와 군산상일고를 위해 내년 예산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양 고교간 친선경기를 통해 전북야구의 저력을 더 알렸으면 한다"면서 "프로야구는 짝수 구단이어야 리그가 진행되는 만큼 프로구단이 없는 전북을 포함해 다른 광역시도 역시 제11구단, 제12구단을 유치해 프로야구에 활기를 넣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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