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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허정무호 정공법에 그리스 벽 '와르르'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 오후(한국시간)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그리스를 2-0으로 꺾었다.

 

선수들의 전술 소화 능력이나 체력, 벤치의 수 싸움 등에서 모두 완벽하게 우위를 점한 기분 좋은 승리였다.

 

허정무 감독은 지금까지 준비해 온 대로 '정면돌파'를 택했다.

 

일단 그리스가 대회를 앞두고 포백이니, 스리백이니 전술 변화를 고민하는 듯했지만 허 감독은 그리스에 맞춰 준비해 온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다만 허 감독도 골키퍼 정성룡(성남)과 오른쪽 풀백 차두리(프라이부르크)를 선발로 내세워 체격 조건이 좋은 그리스에 대비했다.

 

베테랑 이운재(수원) 대신 골문을 지킨 정성룡은 후반 36분 테오파니스 게카스의 강력한 왼발 터닝슛을 쳐내는 등 선방을 펼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차두리도 수비는 물론 과감한 공격 가담과 날카로운 크로스로 힘을 보태는 등 허 감독의기대에 부응했다.

 

반면 그리스의 오토 레하겔 감독은 최근 북한(2-2 무승부), 파라과이(0-2 패)와두 차례 평가전에서 실험한 4-3-3 포메이션을 결국 들고 나왔지만, 여전히 짜임새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이날 태극전사들은 중원 압박을 통해 그리스 공격의 출발점인 공격형 미드필더요르고스 카라구니스를 꽁꽁 묶는 등 상대에 완벽하게 대비한 모습이었다.

 

카라구니스는 결국 전반 45분만 뛰고 교체됐다.

 

전방에서는 박주영(모나코)을 축으로 염기훈(수원)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이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면서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게다가 최전방 투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물론 중앙수비수로서는 그리 큰 키가 아닌 조용형(제주.182㎝)까지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걱정했던 그리스 선수들과 제공권싸움에서 절대 밀리지 않았다.

 

한국과 그리스 모두 세트피스는 주요 득점원 중 하나다.

 

특히 장신을 이용한 그리스의 세트피스는 허정무호가 경계를 늦추지 않던 것인데, 이날 철저하게 무력화시켰다.

 

한국은 대신 세트피스로 결승골을 뽑았다.

 

전반 7분 기성용(셀틱)이 왼쪽 코너 부근에서 차올린 프리킥을 이정수(가시마)가 오른발로 가볍게 갖다대 골망을 출렁였다.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 루카스 빈트라, 앙겔로스 하리스테아스 등 그리스 선수들이 골문 앞에 몰려 있었지만 기성용의 발끝을 떠난 공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이정수까지 전달됐다.

 

태극전사들은 체력에서도 그리스에 앞섰다.

 

그리스는 10㎞ 이상 뛴 선수가 중앙 미드필더 알렉산드로스 지올리스와 카추라니스 둘 뿐이다.

 

하지만 한국은 염기훈, 이청용, 박지성, 김정우, 차두리 등 다섯 명이 10㎞가넘게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염기훈은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11.401㎞를 달리며 공.수에 걸쳐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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