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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복지로 소외 이웃 마음의 문 열어"

복지 사각지대 찾아다니는 완산구청 사회복지 전문요원들

▲ 완산구청의 사회복지 '정예요원' 정은희, 홍미숙, 최다영, 신애란, 최승한씨(사진 왼쪽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분들이 아무 것도 모른 채 방치되고 있는 게 안타까워요."

 

전주시 완산구청 사회복지전문요원들은 "어려운 사람들은 고아원, 양로원 등의 사회복지시설에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렇지 않아요"라고 입을 모았다.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나는 존재한다'는 프랑스 철학자 라캉의 말처럼 어려운 사람들은 우리들이 생각하지 않는 곳, 즉 우리들 주변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고 이들은 말한다. 사회 곳곳에 방치돼 있는 어려운 사람들은 세상에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자신만의 '동굴'에 머물고 있다는 것.

 

완산구청 사회복지전문요원들은 이처럼 어려운 이들을 찾아내 도와주는 '특명'을 받은 '정예요원'들이다.

 

사회복지요원들은 지난 3월부터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긴급복지 및 주택공사와 주거복지센터를 통한 주거문제 해결 △아동·청소년 심리상담과 어린이재단 후원 △정신보건센터 전문상담 유도 및 자살 방지를 위한 치료비지원 △알코올센터 상담과 요양병원 입소 △실직자의 구직 및 직업훈련프로그램 연계 등 다양한 '구조 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정서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에게는 지속·주기적 방문상담을 실시해 어려운 사람들의 '말벗'이 됐다.

 

"사기꾼 취급받을 때도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만큼 어려운 분들은 마음이 많이 닫혀 있어요"

 

사회복지전문요원들은 지난 7월 장애인 유모씨(75) 부부의 집을 찾았다. 2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유씨는 방문 이틀 전 자살을 시도한 상태로 요원들을 보자 극도의 경계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문전박대'를 당한 요원들은 4시간이 넘는 설득 끝에 유씨의 집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장애를 가진 아내와 살면서 슬하에 자식도 없고 약 값은 커녕 당장 먹을 쌀조차도 없는 유씨의 사연을 접한 것.

 

이에 요원들은 정신보건센터와 연계하여 유씨의 자살방지를 위한 상담을 진행하고 통증 완화를 위해 긴급의료비를 지원해 입원치료를 도왔다. 또한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도배와 장판 교체 봉사, 생필품을 지원했다.

 

이렇게 9개월 동안 사회복지전문요원들이 '긴급구조'에 성공한 사례는 무려 400건이 넘는다.

 

"대상자들이 긴급구조를 받았지만 완전히 어려움을 벗어나려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사회복지전문요원들은 계약직 직원으로 이제 곧 '긴급구조' 활동을 펼치지 못할 수 도 있다. 긴급구조 대상자들은 그 동안 마음을 열고 도움을 받았던 요원들을 떠나보내게 되는 것.

 

이는 자칫 대상자들이 다시 마음을 닫고 '동굴'로 들어갈 수도 있고 사후관리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사회복지전문요원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요원들은 얼은 땅에 씨앗을 뿌리는 것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오늘도 사회 곳곳을 '수색'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바꾸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견딜 수 없어요.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 바꿀 수 있도록 도울 때 차츰차츰 변화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발로 뛰는 복지가 최고라는 생각을 합니다."

김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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