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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서 네 자녀 입양해 키운 박원열 목사 "마음으로 낳은 아이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죠"

아이 3명 전주 출신 인연 각별…큰 딸 언어장애 등 우여곡절 많았지만 밝게 성장

"아이들은 저에게 삶의 지혜와 배움을 주는 보물들입니다."

 

지난 11일 '7회 입양의 날'을 맞아 육지 나들이에 나선 박원열 목사(49)와 성호경씨(44) 부부. 박 목사 부부는 충남 보령시 고대도에서 네 자녀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그와 전주시의 인연은 각별하다. 배가 아파 낳은 아이가 아닌 마음으로 나은 아이 3명이 전주 출신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평생 인연을 맺고 함께 하라고 주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박 목사 부부는 지난 1996년 결혼했지만 건강이 허락지 않아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 당시 섬마을 고대도에서 교회를 개척해 어려운 삶을 살고 있던 이들에게 아이를 갖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시험관 아이를 시도해보려고 했지만 박 목사의 철학과는 맞지 않는 선택이었다. 그는 "우리나라 아이들이 외국으로 입양되는 현실이 마음 아팠다"며 입양을 결정했다.

 

"아이들마다 성격과 개성이 다양하고 에너지가 다릅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정해진 틀을 벗어나 다양성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박 목사 부부의 의지와는 다르게 경제적 어려움은 입양에 큰 걸림돌이었다. 입양기관에서 입양부모의 자격 중 경제적 여건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결혼 10년이 지나서야 첫 번째 아이를 입양할 수 있었다.

 

지난 2005년 1월 박경수군(8·가명)을 첫 아이로 맞은 이들 부부는 이듬해 박민서양(12·가명)을 시작으로 박천수군(5·가명), 박서연양(2·가명)을 차례로 입양했다.

 

박 목사 부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큰 딸 민서양은 6살에 데려와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민서양이 두 번 상처 받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지만 큰 딸의 언어장애 때문에 한 동안 갈등을 빚었다.

 

또 둘째 경수군이 성장한 뒤 입양사실을 알렸을 때 아이가 겪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일들이 잘 되지 않아 속상했던 날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마음으로 낳은 아이들'은 부모의 걱정과는 다르게 활발한 아이들로 성장했고 고대도의 명물이 됐다. 젊은 층은 물론이고 어린 아이들이 거의 없는 섬마을에서 박 목사 부부의 자녀들은 어르신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아이들은 어느 가정이나 서로 다투고 갈등하며 성장하는 것이지요."

 

'특별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아이들 간 싸움이 '특별할 것'이라고 생각해 던진 의 우문(愚問)에 박 목사 부부는 현답(賢答)으로 응수하면서 이날 인터뷰를 마쳤다.

김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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