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자 심리상담연구소'SAC'(싹) 대표(42)는 여기에 반기를 든다. 타인과 원만하게 소통하고 진로 탐색까지 돕는 도구로 타로를 활용하고 있어서다. 5월, 가정의 달. 가족 간 하루에 한마디도 나누지 않는 무언가족(無言家族)이 늘고 있다. 위기의 자아를 구하고 가정의 행복을 찾을 방안은 없는 걸까.
전북대 교육심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그는 지난 10년 간 현장에서 내담자들을 관찰해왔다. 마음 속 상처를 받은 이들이 불화에 대처하는 방식은 제각각. 상대방 탓으로 돌리기도 하고, 스스로를 끝없이 자책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가의 상담료를 내고 몇 개월씩 상담을 할 만한 여유있는 사람들은 적다는 것. 결국 "사람들은 상담실을 찾기 보다는 점집에 가서 즉각적인 답변을 얻곤 한다".
그 때 그가 '타로'를 만났다. '타로'의 활용 여부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상담가들도 있으나, 그는 이를 상담 도구로 활용한 결과 기대 이상의 효과를 봤다.
10대부터 70대까지 마음의 장벽이 높아 상담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서 특히 반응이 좋았다. "속 마음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재밌는 놀이를 한다는 심정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타로를 통해 자신을 파악하려면 태어난 연도와 월·일을 더해 '나만의 카드'를 찾는다. 카드에 나타난 21가지 성향에 따라 내담자에게 맞는 소통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후 총 78장의 카드 중 내담자가 원하는 몇 장의 카드를 선택하도록 한 뒤 카드 속 그림을 설명해보도록 한다. "자신의 심리상태에 따라 그림 속 카드가 긍정적으로 읽히기도 하고, 한없이 부정적으로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공대를 가고자 아들과 공무원이 되길 바라는 아버지가 상담을 하러 온 적이 있었어요. 착한 아이라 부모가 과도하게 기대하는 부분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그 때 아이가 뽑은 게 '악마 카드'였어요. 그 카드를 아버지에게 보여주면서 자녀 마음이 이렇다고 하면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시더라구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한테 보상받고 싶었다고…."
특히 그는 타로가 진로 상담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을 통해 성취감과 행복감을 동시에 얻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학계에 한국타로학회가 생겼을 만큼 상담과 타로를 접목시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타로를 음악·미술치료처럼 심리학의 도구로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타로가 점술이었다면, 기독교 신자인 제가 사용할 수 없었을 거거든요. 앞으로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날엔 화투보다 타로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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