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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허락되는 한 365일 고객들 위해 불 밝힐 것"

12년째 약국 하루도 쉬지않고 밤 12시까지 문 여는 강태욱 약사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늦은 밤까지 아픈 사람들을 위해 불을 밝히고 있는 익산시 중앙동 우성약국 강태욱 약사(51).

 

처음 주변에선 얼마나 돈을 많이 벌려고 욕심을 부리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었지만 아침8시부터 밤12시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강씨가 약국 문을 밝힌 지 12년째를 맞는 지금은 중앙동의 '희망의 등대'로 통한다. 늦은 밤 아프거나 약국 찾을 일이 있는 시민들은 이미 소문난 우성약국으로 향한다.

 

강씨가 늦은 밤까지 약국을 운영하게 된 건 2000년 8월 의약분업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의약분업으로 일찍 문을 닫는 약국이 늘었고, 약을 사지 못하고 시내를 헤매는 안타까운 시민들을 접하면서 일요일과 휴일을 반납할 결심을 했다.

 

이런 소문은 택시기사들과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들에게 삽시간에 퍼지면서 많은 환자들이 이곳을 찾으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실 아이들과 부인에게 미안하지요. 그래도 모두 이해해 주니깐 지금껏 버티는 것 아니겠어요."

 

약국 일을 보며 틈틈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우석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93년 이곳에서 약국을 개원해 운영하고 있는 강씨의 마음속에는 항상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자리하고 있다.

 

365일 문을 열어야 한다는 고객들과의 서약 없는 약속을 핑계로 아이들과 부인에게 제대로 된 가장의 역할을 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약국을 운영하며 우연히 알게 된 무연고 노인들을 돌보고,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수재민이 발생하거나, 학교에서 의약품 지원을 요구하면 항상 앞장서면서 정작 가족들에게는 소홀했다는 자괴감도 가족들을 향한 강씨 마음속의 미안함이다.

 

강씨는 "하루도 쉬지 않고 12년을 생활해오면서 아이들도 많이 성장해 이젠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해 줄 땐 오히려 내가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마음 놓고 여행 한번 다녀오지 못한 부인에겐 정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씨는 건강이 허락되면 365일 계속되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익산에서 태어나 살아오면서 지역에 내가 필요로 한다는 게 얼마나 뿌듯함을 주는지 모른다"는 그는 "가진 능력으로 시민들이 좀 더 편안해 하는 것을 보람으로 알고 살아가겠다"며 "가족들도 모두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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