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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깨달음, 탄생 그리고 제의의 봄

   
▲ 고세천 원불교 전북본부 순창교당

오는 4월 28일은 원불교 교조인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날이면서 원불교 생일이다. 원불교의 4가지 축제와 2번의 재사인 사축이재(四祝二齋) 중 가장 큰 경절이 바로 대각개교절이다. 소태산은 26세 젊은 나이에 깨달음을 얻고 홀로 기쁘고 자신감이 충만해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인 가운데 생멸 없는 도와 인과보응되는 이치가 서로 바탕하여 한 두렷한 기틀을 지었다’고 선언했다. 소태산은 자신의 대각(大覺)과 기존 성현의 깨달음을 대조해 보려고 각 종교의 대표 경전인 유교 사서, 불교 금강경, 선교 음부경, 동학 동경대전, 기독교 구약 신약 등을 열람한 뒤 새로운 가르침을 펼 때에 불법을 주체로 기존의 모든 교법도 통합 활용하여 원만한 종교를 만들고자 하였다.

 

부활절은 예수님의 다시 나심을 기념하는 날이다. 서양에서 온 종교이기에 양력을 많이 쓰지만 부활절은 음력을 기조로  해마다 날짜가 바뀐다. 올해 부활절은 춘분 뒤 첫 만월 다음에 오는 일요일인 지난 20일이었다. 해방 이후 한국사회에서 기독교의 역할은 매우 컸다. 교육, 의료, 복지 등 국가가 힘이 약해 채우지 못한 빈자리를 훌륭하게 개척하고 열어주었다. 그 이면에는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 의미를 반추하며 빛과 소금으로서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잃지 않았기에 오늘날 가장 권위있고 큰 교회를 많이 가지게 되었다. 

 

음력 4월8일은 부처님 오신날이다.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날은 양력으로 5월6일이다. 금강경에 보면 석가모니가 전생에 수 천억 명의 모든 부처님을 다 받들어 섬겨서 한 분도 빼놓은 일이 없었다는 법문이 있다. 평소 이 부분을 읽으면서 ‘부처님은 뻥도 세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을 다 받들었을까’하는 의아심을 내었다. 그러나 실제 부처님 오신날이 되면 신실(信實)한 불자를 비롯해 불심이 없는 사람도 1년에 한 번 사찰에 와서 연등을 켠다. 불교에 의지해서 생업을 유지하는 사람도, 불교에 근원한 원불교 교도뿐아니라 이웃 종교인도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하는 것을 보면 전생에 부처님에게 떡을 얻어먹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말이다.

 

5월11일은 춘기 석전대제(釋奠大祭)날이다. 석전대제란 공자를 모시는 사당인 문묘에서 지내는 큰 제사를 가리키며, 예법과 음악이 존중되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85호 의례이다. 순창향교에서는 봄과 가을에 두 번 대제를 모신다. 이땅의 유림은 이 의식을 통해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과 어려운 이웃을 돕고 상부상조하는 공동체의 미풍양속을 권장해 왔다. 현대에 와서 삶의 형태는 달라졌어도 인륜을 중시하고 윗어른을 공경하는 유가의 가르침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문묘제례인 석존대제는 생활전통문화유산으로 길이 보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의 큰 경절과 기념일이 4·5월에 집중돼 있다. 부활절, 대각개교절, 부처님오신날, 석전대제를 통해 이 땅의 성현이 다시 살아나고 깨달음을 얻고 탄생하고 끼친 뜻을 받들어 드리고 있다. 순창지역 종교인들의 모임인 순창종교인협의회에서는 각 종교의 경절인 부활절, 대각개교절 부처님오신날, 석존대제를 축하하는 현수막을 걸고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 있다. 내 종교의 경절도 축하해야 하지만 이웃 종교의 경절을 챙겨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 대종사님이 우리 모두의 스승님이고 인류가 받들어야할 소중한 정신적 자산으로 영원히 자리매김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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