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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생명이다

▲ 석초 스님, 서원노인복지관장·전북불교회관 원감
저나 여러분이나 한 장 남은 달력 앞에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지나 한 달이 되고, 한 달 한 달이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합니다.

 

시작은 마무리가 전제되어 있고, 마무리 또한 새로운 시작이 전제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작과 끝은 늘 같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각이 없는 시작은 삶에 있어서 무의미한 마무리를 가져다줍니다. 밝아 오는 새해에는 더 좋은 삶을 위하여, 올해 실천이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자 몇 자 적어 봅니다.

 

첫째, 성인들의 말씀을 읽거나 듣고서 얼마나 사유와 실천을 해보았는지 반성하고, 더욱더 노력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금을 통하여 성인들의 말씀이 남아 있는 것은 그 말씀이 실천을 통하여 검증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인들의 말씀을 깊이 사유하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 나만의 시각으로 남과 대상을 평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만물은 자기 주관과 자기 방식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앎은 앎이 아닙니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모든 일을 사려 깊게 들여다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상대의 말을 잘 들을 줄 아는 분들이 인정과 존경을 받았습니다.

 

셋째, 그릇된 소문에 꺼둘려 몸(身), 입(口), 생각(意)의 삼업(三業)을 짓지 않았으면 합니다. 삼업은 몸과 입, 마음의 세 가지 욕심으로 인하여 저지르는 죄업을 뜻합니다.

 

우리가 상대로부터 어떠한 소문을 듣다 보면 생각이 발동합니다. 그 생각에 의하여 신체적 행동과 거친 말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남의 의견을 존중하고 들어줄 줄 알아야 하지만 상대 또한 자신의 시각에 의한 의견일 수 있기 때문에 검증이 된 들음이 되어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성인들의 삶은 듣고 말하는 것을 책임지는 삶이었습니다.

 

넷째, 게으름과 헛된 일에 빠져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시간은 저축이 안 됩니다. 하지만 삶의 기억 속에 살아온 시간은 저장이 된다는 것을 누구나 압니다. 그래서 좋은 기억(추억)을 많이 간직한 분이 최고의 부자라고 확신합니다. 어떤 사람은 시간의 가치를 ‘시간은 돈이다(Time is money)’ 또는 ‘시간은 금이다(Time is gold)’라고 하는데 저는 ‘시간은 생명이다(Time is life)’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시간 속에서 살고 있으며 시간의 낭비는 곧 생명의 낭비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모두 다 포용할 수 있는 자비심을 늘 간직해야 합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은 분노를 일으키고 좋은 것은 탐욕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감정에 꺼둘리다 보면 꺼둘린 만큼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비심으로 이러한 감정을 다스려야 합니다. 따라서 자비심은 남에게 도움이 되지만 자기에게도 더 큰 의미를 줍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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