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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화합으로 행복해지기

▲ 신행 스님, 금산사 템플스테이 지도 법사
저는 절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사회에서 혹은 가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일까?

 

금산사에 템플스테이를 오신 많은 분들이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스님께서는 절에 계시니 밖에서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만큼 걱정거리도 없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나 화나는 일이 없으실 것 같다고 말이죠. 저는 절에서 그런 걱정들 없이 살다 보니 때로는 이 생활에 익숙해져서 이게 편한 생활인지도 잊고 삽니다. 젊은 학생부터 노인 분들까지 각 연령층의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밖에 살지는 않지만 요즘 젊은이들과 어른들은 이렇게 생각을 하는구나 하고 저 또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또한 어렸을 때는 모든 일을 제 위주로 판단하고, 배려가 부족한 삶을 살았습니다. 물론 젊은 분들이 모두 배려가 적은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겪어보지 못한 일들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고민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땐 항상 저는 이런 말을 합니다. 오늘도 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날 때부터 근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울면서 태어납니다. 우리는 이렇게 태어나 보고 듣고 말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게 되는데, 이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나만의 판단 기준을 성립하게 됩니다. 나와 다른 생각, 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들과는 멀리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면서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사실은 자신만의 판단 기준이 옳은 것인지 옳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없으면서 말입니다.

 

저는 저희 절을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우리가 기도를 할 때 두 손을 모아서 하는 이유를 아십니까?”라고 묻습니다. 우리가 두 손을 모으는 이유는 두 손이 합쳐져 하나가 되듯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사실 하나와 같기 때문에 서로 하나인 우리가 서로 평등하고 소중하며 서로 화합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나만의 생각과 시선들을 다른 사람의 생각과 시선으로 바라볼 때 서로 이해하게 되고 서로 감사하게 되고 화합할 수 있습니다. 이 화합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참 중요합니다. 그냥 막연히 친하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것처럼 배려하고 감사하고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화합하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대화입니다. 말을 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천 냥 빚을 말 한마디로 갚는다고 하니 우리가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화합할 수도 있고 갈등이 생길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사람을 감동시키고 좋은 인연을 심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인연을 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인연이라고 하는 것은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이시기 때문입니다. 콩 심은 데는 콩이 나고, 팥 심은 데는 팥이 나듯이 모든 일에는 항상 그에 마땅한 원인과 결과가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갈등과 걱정의 원일을 찾아서 없앨 수만 있다면 우리는 갈등도 없고 걱정도 없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복을 많이 받는다. 나쁜 짓 많이 하면 벌을 받는다. 이렇게 어렸을 적부터 알고 지냈으니까요. 하지만 조금씩 이런 생각을 뒤로 한 채 살게 되면서 걱정도 생 갈등도 생기는 것입니다.

 

저는 금산사에 템플스테이 오시는 분들, 절에 다니시는 모든 분들, 제가 알고 있거나 알지 못하는 분들까지 모든 분들이 정말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서로 노력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서로 배려하는 마음만 가지고 우리가 산다면 화합하고자 하는 의지만 가지고 산다면 우리가 갈등 없는 세상에서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한 해가 다 지나가는 즈음에서 문득 한 해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있기를 바랍니다. 혹 잘못한 것이 있다면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라고, 우리 모두가 내 자신과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갖으시기를 바라봅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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