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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출마자들 위한 체크리스트

충동적 출마 선언 지양 / 당선 가능성 파악 필요 / 낙선 후유증 감당해야

▲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오늘로써 20대 총선이 정확히 3개월 남았다. 신문에는 매일같이 출마선언을 하거나 예비후보자 등록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고, 누구누구는 아직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어째 시민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출마자 중 누구는 깜냥이 부족하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 그렇게도 자신을 모르는 가 등의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 욕까지 얻어먹기도 한다. 총선 출마 희망자들이 자가 점검을 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미국의 저명한 정치컨설턴트이자 정치평론가인 포첵스(R.A.Faucheux)는 그의 저서(정치캠페인 솔루션)에서 후보자들이 출마를 결심하기 전에 반드시 스스로 검토해야 할 몇 가지 점검항목들을 제시한 바 있다.

 

4월 총선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이미 출마 선언한 후보들도 다음 체크리스트를 냉정하게 점검해 보고 좋은 판단하기 바란다.

 

첫째,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일인가? 과거 선거에 출마했던 사람들을 보면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고 단지 주변의 권유 등에 의해 충동적으로 출마한 사람들도 있다. 둘째, 국회의원 직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국회의원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아도 정작 국회의원이 되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잘 모르거나 충분히 생각해보지 않은 후보자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셋째, 선거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가?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하던 일을 병행하면서 선거판에 뛰어드는 경우가 있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면서, 교수가 강의하면서, 변호사가 재판하면서 선거를 치른다고 가정해 보라. 하던 일을 그만두고 선거에 전력투구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이번이 적기인가? 세상만사 다 때가 있는 법. 준비가 덜 되었거나, 선거 구도가 좋지 않은 데에도 한 박자 빨리 나와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다섯째, 네거티브 선거를 감당할 수 있는가? 본래 선거란 한 사람의 최선의 모습과 최악의 모습을 동시에 드러내게 된다. 티끌만한 흠도 전봇대만큼의 크기로 뻥튀기하는 게 선거판이다. 도덕적 결벽주의자나 심장이 약한 사람들은 정치에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오직 얼굴이 두껍고 용기가 가상하거나 아무리 맞아도 끄떡하지 않는 맷집 좋은 사람만이 정치에 적격이라 하겠다.

 

여섯째, 당선가능성이 있는가? 선거판에 3분의 1법칙이라는 게 있다. 자신을 지지한다고 한 사람들의 1/3은 선거에 관심이 없고, 1/3은 다른 후보를 찍을 사람이며, 오직 1/3만이 자신을 찍을 사람들이다. 자신을 지지한다고 말한 사람들의 겨우 1/3만이 실제로 지지하는데, 자신을 지지한다고 말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일곱째, 낙선에 따른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는가? 선거란 승자보다는 패자가 더 많은 법. 선거에 떨어진 사람들이 오랫동안 후유증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대표적인 후유증으로는 인간에 대한 불신감, 금전적 타격, 가족 간의 불화 등이라고 한다.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한다. 여덟째, 선거자금은 충분한가? 오늘날의 선거는 돈 선거이다. 돈이 없거나 주변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모금할 자신이 없으면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가족이 고통을 당해도 괜찮은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좋을지 모르지만 그의 가족들은 매우 힘들어한다. 후보의 가족들은 후보와 관련된 온갖 유언비어, 조롱, 비난을 감당해야 하며, 미치도록 선거판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

 

위 아홉 가지 점검항목들을 냉정히 검토해보았는가? 그래도 가고 싶고 가야만 하는가? 그렇다면 부디 좋은 여행이 되기 바란다. 아울러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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