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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폐단위 '엔'과 '벌다' 어근이 결합한 말

‘앵벌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에 따르면 불량배의 부림을 받는 어린이가 구걸이나 도둑질 따위로 돈벌이하는 짓 또는 그 어린이를 뜻한다.

 

이 말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진 말일까? ‘앵벌이’는 ‘앵-벌-이’로 분석된다. 여기에서 ‘-벌-’과 ‘-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앵’이 어원 해석에서 가장 문제가 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앵’은 일본의 화폐 단위인 ‘엔’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뒤에 붙은 ‘벌이’는 타동사 ‘벌다’의 어근에 ‘사람’이나 ‘행위’를 나타내는 접미사 ‘-이’가 결합해 형성된 것이 확실한 듯하다.

 

그렇다면 ‘벌다’가 타동사이므로 그 앞에는 목적어에 해당하는 것이 결합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앵벌이’의 의미가 ‘돈벌이’에 해당하므로 ‘앵’은 돈과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일본어의 ‘엔’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발음이 변해 ‘앵’이 되었다고 본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앵벌이’를 ‘돈 버는 사람’, ‘돈 버는 행위’의 의미로 해석하고자 한다. 이것이 ‘돈벌이’와 의미적 대립을 이루면서 하나는 속어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앵벌이’의 어원에 대하여 ‘앵앵거리며 구걸한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는데 물론 재미있는 해석이지만, 단어의 구조상 약간의 무리가 따른다. 또 ‘안기다’의 방언형인 ‘앵기다’, 또는 속어라고 여겨지는 ‘앵기다’(귀찮게 굴면서 괴롭히다, 무모하게 덤비다)에서 ‘앵’이란 말을 따온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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