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물고기 가운데 넙치라는 이름이 있다. 넙치는 몸통이 다른 물고기에 비해 아주 넓게 생겼다. 그래서 넓은 물고기라는 뜻으로 ‘넓-치>넙치’라는 조어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 넙치를 한자어로 광어(廣魚)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몸이 넓게 생긴 물고기라는 뜻으로 조어가 된 이름이란 점에서 우리말 ‘넙치’와 그 조어 발상이 일치하고 있는 좋은 보기의 하나다.
넙치는 모래 바닥과 뻘밭에서 납작한 상태로 헤엄을 치면서 주로 사는데 헤엄 속도가 느려 마치 기어 다닌다. 납작하게 놓인 상태에서 위는 회색이나 황갈색의 보호색을 띠고 부정형의 반점이 산재해 있으며, 바닥은 흰색을 띤다.
도다리와 넙치, 또는 도다리와 가자미는 모양이 비슷해서 혼동하는 이들이 꽤 많다. 그러다 보니 상인들 가운데는 값싼 가자미를 도다리로 속여 팔거나, 양식한 넙치를 자연산 도다리로 속여 파는 이들이 더러 있다. 그래서 값이 싼 도다리와 비싼 광어를 구별하기 위해 ‘좌광우도’ ‘삼삼둘둘’ 등의 공식이 등장하기도 했다.
‘좌광우도’란 머리 쪽에서 봤을 때 눈이 왼쪽에 있으면 광어, 오른쪽에 있으면 도다리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삼삼둘둘’은 도다리와 오른눈이 세 글자, 광어와 왼눈이 두 글자인 점에 착안한 구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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