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인색한 사람을 ‘구두쇠’라고 한다. 이 말은 그간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IMF를 겪은 오늘의 현실에서는 그다지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내복을 선물하는 풍속이 다시 부활하는가 하면, 수십 년 된 살림살이를 대물려 사용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게까지 되었다.
이렇게 천대받다가 다시 각광을 받는 ‘구두쇠’라는 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어떤 이들은 ‘질긴 구두’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하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구두쇠’의 ‘구두’도 ‘구두’이기 때문이며, 질긴 가죽 구두처럼 한번 물건을 사면 버리지 않고 계속 쓰는 사람이 연상되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정작 ‘구두쇠’는 ‘가죽 구두’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구두쇠는 19세기 중반까지의 문헌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 1885년에 간행된 <국한회어(國漢會語)> 라는 문헌에 나타나 <조선어사전> 에 등장하고 이후로 모든 사전에 실려 있다. 조선어사전> 국한회어(國漢會語)>
‘구두쇠’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지금까지 ‘구두쇠’에 대해서 써 놓은 것은 다음의 두 가지 문헌인데,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우선 두 주장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안옥규, 사원사전(詞源辭典, 1989) : 돈이나 재물을 인색하게 몹시 아끼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구두쇠’는 ‘굳(다)+우+쇠’로 이루어졌는데 ‘굳은 사람’이란 뜻이다. ‘구두쇠’의 ‘쇠’는 ‘돌쇠’‘억 쇠’‘높쇠’의 ‘쇠’와 같은 것으로서 사람을 의미하는 접미사이다.
② 김민수, 우리말 어원사전(1997) : 마음이 몹시 굳고 인색한 사람을 일컫는 말. 어원 : 굳-(固) + (으)쇠(접사) 변화 : 굳으쇠 > 구두쇠, 접사 ‘쇠’는 ‘돌쇠, 마당쇠’에서처럼 일부 명사에 붙어 사내의 이름을 나타낸다.
위의 논거 중에서 ‘-쇠’를 접미사로 처리한 것은 타당성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접미사 ‘-쇠’는 명사에만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동사의 어간인 ‘굳-’에 연결되기 힘들고 더군다나 ‘굳-’에 연결되어 ‘굳쇠’도 가능한데, 거기에 모음인 ‘으’가 개입될 소지가 전혀 없다. 따라서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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