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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기사

[팩트체크] '상산고 지역인재전형 악용' 주장 사실과 달라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자사고 폐지 전북대책위의 주장 팩트체크
2019학년도 전북대 의대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 75명(전체 142명) 중 12명이 상산고·전북 출신
'전북대 2018~2019학년도 모집요강' 고등학교 입학일부터 졸업일까지 부모와 학생 모두 전북 거주자 또는 전북소재 중고교에서 재학한 자로 한정

지역인재전형 악용 관련 '상산고 자사고폐지-일반고 전환 전북도민 대책위' 성명 중 일부.
지역인재전형 악용 관련 '상산고 자사고폐지-일반고 전환 전북도민 대책위' 성명 중 일부.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지난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산고로 모인 타 지역학생들이 전북권 의학계열 대학의 지역인재전형을 차지해 정작 지역인재는 소외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내 3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상산고 자사고폐지-일반고 전환 전북도민 대책위’도 지난 22일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상산고 학생들 가운데 80%이상이 타 시·도 출신임에도, 지역인재전형이라는 제도를 통해 전북인재로 둔갑한 뒤 전북지역의 의대·치의대 등을 입학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본보는 이에 지역인재전형으로 도내 의학계열 대학에 입학한 상산고 학생들이 이들의 주장대로 다른 지역 출신인지 팩트체크를 통해 검증해봤다.

 

△타 지역 출신 상산고 학생 ‘지역인재전형’ 악용 여부

2019학년도 전북대학교 의학계열 합격자(상산고 출신) 현황.
2019학년도 전북대학교 의학계열 합격자(상산고 출신) 현황.

 지역인재전형으로 도내 의학계열에 입학한 상산고 학생들 중 대다수가 타 지역 출신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전북대와 상산고에 확인한 결과 2019학년도 전북대 의학계열 지역인재전형 입학생 93(의대 75명 치대18명)명 가운데 상산고 출신은 12명인 데 이들 모두 최소 도내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전북출신 학생으로 밝혀졌다.

타 지역에서 온 상산고 학생이 지역인재전형을 악용해 입학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이다.

나머지 81명은 도내 일반고 출신 학생이다. 지역인재전형 합격자 중 상산고 출신은 12.9%였다.  

타 지역출신 상산고 학생들은 지역인재전형이 아닌 정시 일반전형으로 합격했다. 일반전형을 통해 전북대 의·치대에 합격한 학생은 12명(의대 8명 치대4명)으로 전북출신이 3명 타 지역 출신이 9명 이었다.  

정시 일반전형은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이 경쟁하기 때문에‘지역인재전형’혜택과는 상관없다.  

 

△타 지역출신 상산고 학생 ‘지역인재전형’ 응시 불가능  

 

2018~2019학년도 전북대학교 지역인재전형 지원자격
2018~2019학년도 전북대학교 지역인재전형 지원자격

오해의 불씨는 지역인재전형을 규정한 법률이 지난해 개정된 데 있었다. 김승환 교육감과 대책위 주장의 근건도 지방대 육성법 개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개정 전에는 지역출신이 아니면 고등학교를 지역에서 졸업했다 하더라도 법률 상 지역인재전형에 응시할 수 없어 논란의 소지가 적었다.

지역인재전형은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에 따라 2015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된 제도다.

이 법 제15조(대학의 입학기회 확대)는‘지방대학의 장은 지역의 우수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의과대학, 한의과대학, 치과대학, 약학대학 및 간호대학 등의 입학자 중 해당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졸업예정자 포함)의 수가 학생 모집 전체인원의 일정비율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라’고 규정했다.  

개정 전 법률은 고등학교 입학 시부터 졸업일까지 부모와 학생모두 지역에 거주하거나 해당지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재학한 자로 한정했지만, 작년 12월 18일 해당지역 소재 고등학교에서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졸업(예정)자로 범위를 넓혔다.

전북대는 올해까지 기존 법률을 적용, 타 지역출신 상산고 학생이 전북대 지역인재전형에 응시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북대학교 2018~2019학년도 지역인재전형 지원자격을 살펴보면 ‘전북에 소재하는 고등학교에서 전 교육을 이수한 학생 중 부모와 학생 모두 고등학교 재학기간 동안 전북에 거주했거나 전북 소재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모두 재학한 사실이 인정돼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2018학년도에도 타 지역 학생이 전북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조건만 가지고 지역인재전형에 응시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다만 전북대는 2020학년도 지역인재전형을 응시자격을 ‘전북 소재 고등학교 전 과정 이수자’로 변경하면서 큰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전북대는 2021학년도부터 다시 원래대로 ‘전라북도에 소재하는 고교에서 전 과정을 이수하고, 입학일 부터 졸업일까지 부모와 학생 모두가 전북지역에 거주한 자’로 바꾸기로 했다.

 

△원광대 의대·치의대 합격한 상산고 학생 100% 일반전형 통해 합격

 

2019학년도 원광대학교 의학계열 합격자(상산고 출신) 현황
2019학년도 원광대학교 의학계열 합격자(상산고 출신) 현황

 전북대 외에도 원광대 의대와 치의대에 진학한 상산고 출신 학생들의 현황도 살펴봤다. 그 결과 원광대 의학계열 합격자 전부 정시 일반전형에 응시했다.  

원광대 의대의 경우 3명의 학생이 정시일반전형 (가)와(나)군을 통해 각각 합격했다. 출신지역은 광주 1명, 대전1명, 경기1명이다. 원광대 치의대 합격자들은 5명으로 모두 정시 (나)군 일반전형을 통해 입학했다. 출신지역은 경기3명, 부산2명이다. 전북대 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의 의대치의대에도 다른 지역 출신 학생들이 별도의 혜택없이 입학한 것이 확인됐다.

 

△의전원 체제와 의대 입시

전북대를 비롯한 국내 대학들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에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첫 신입생을 받았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사실상 의전원 체제에서 의대로 전환하는 과도기였다. 의전원 입학자격은 대학 졸업자인‘학사’로 제한되기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바로 의대로 입학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의전원 체제 기간 중에는 상산고와‘의대진학’을 바로 연결 짓기엔 무리가 있다.

 

△전북일보의 판단

관련 법률과 대학입시전형, 전북지역 의·치대합격자 명단(상산고 졸업생)을 분석한 결과 상산고가 지역인재전형을 악용해 전북학생들의 기회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지역인재전형을 제외하고 도내 의학계열 진학생 한 타 지역 학생들 100%가 별다른 혜택 없이 정시 일반전형으로 도내 의·치대에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보현·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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