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폐허로 변해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이제는 시장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군산 미원시장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의 말이다.
이 주민은 “가게마다 문이 굳게 닫혀 있고 각종 쓰레기와 오물 천지”라며 “주변 미관과 환경까지 오염시키는 이곳 시장을 언제까지 방치할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미원시장이 제 기능을 잃은 채 장기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수 십 년 동안 지속되고 있지만 행정기관의 무관심 속에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주민 등에 따르면 미원동 중심지에 위치한 미원시장은 과거 40개가 넘는 점포들이 운영됐지만, 지금은 상인들 대부분이 떠나고 달랑 네 곳만 장사하고 있다.
인구 유출과 함께 대형마트 및 옛 군산역에 형성되고 있는 도깨비 시장 등에 밀리면서 이곳 시장이 점차 쇠퇴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들이 떠난 시장에는 낡고 노후화 된 빈 상가들과 장을 보는 사람대신 고양이 등 야생동물들로 가득한 상태다.
실제 17일 찾은 이곳 시장은 쓰레기와 자재물·집기류 등이 너저분하게 버려져 있었고, 건물 곳곳마다 파손되거나 금이 가 안전마저 위협했다.
또한 야생 동물들의 배설물과 일부 시민들의 방뇨로 인해 악취까지 진동하고 있었다.
장기간 이 상태로 방치되다보니 주변 경관 훼손은 물론 청소년 탈선장소 및 화재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주민들이 심각성을 인지해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김모 씨(여·62)는 “시장 내부가 을씨년스러워 대낮임에도 가기가 무섭다”며 “활력이 넘치는 시장 모습은 이젠 옛 말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원태 군산경실련 공동대표는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한 시장 특성상 미관은 물론 인근 맛집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면서“(미원시장을) 이대로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정비 또는 활용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미원시장의 경우 인정시장이 아닌 개별 점포들이 모여 형성된 시장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리와 지원은 어렵다”면서 “다만 이곳에 대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관계부서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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