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부귀면 시가(媤家)의 애틋함 넘치는 며느리, 이비단모래 시인
“세월 멈추고/ 추억 멈춘 빈집/ 주인 대신 집 지키는/ 수항리 원추리꽃/ 자꾸만 야위는 목/ 길어지는 기다림”(이비단모래 시 ‘원추리꽃’) 진안문인협회 회원이자 ‘수항골박물관장’인 이 비단모래 시인이 시집 <수항리 연가>(도서출판 문화의 힘)를 출간하면서 첫머리에 실은 시다. ‘문힘시선 제35권’에 이름을 올린 <수항리 연가>는 5부로 구성됐다. 1부는 ‘오래된 우물’, 2부 ‘빈집 지키는 자전거’, 3부 ‘수항골 박물관’, 4부 ‘황소 값’, 5부는 ‘좀생이별’이란 제목이 달렸다. 시는 총 74편으로 1~4부는 15편씩 마지막 5부는 14편이 실렸다. 제목에 등장하는 ‘수항리’는 진안 부귀면 9개 법정리 중 하나다. 남편(가수 ‘지중해’)의 고향인 ‘하수항마을’이 있는 곳이다. <수항리 연가>에는 제목이 말해주듯 남다른 가족 사랑이 꿈틀거리고 있다. 남편과 슬하 자녀는 물론 시부, 시모, 기타 시댁식구 등을 향한 절절한 사랑을 담고 있다. 읽으면서 머릿속에 즉시 영상이 그려지는 ‘회화적’ 시들로 가득하다. 마치 한 편의 소설이나 영화 같은 느낌의 시들이다. 몇 년 전 시부모가 작고한 후, 시가(媤家) 주택을 리모델링해 아담한 박물관(일명 수항골박물관)으로 꾸민 이 시인은 집안 구석구석 배어 있는 시부모 사랑을 여성 특유의 감각으로 섬세하게 그렸다. 이기철 시인은 신간 <수항리 연가>에 대해 이비단모래 시인을 지탱해 준 ‘연서’라고 표현한다. 또 “‘특히, 그대’를 향한 사랑법을 정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대’는 이 시인을 둘러싸고 있는 가족으로 기존 시집에서 보여준 서사(敍事) 프리퀄(prequel)에 속한다”고 말한다. 또 이비단모래 시인에 대해서는 “함축에 능하고, 눈물을 감추는 듯해도 읽는 이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시를 쓴다”고 평가하고 “시로를 따라 걷다 보면 충만한 평안을 얻는다”고 평한다.이비단모래 시인은 출간 소감에서 “내 인생 45년, 그 길을 동반한 수항리는 오선지에 음표 그려지듯 옹이가 하나씩 들어찬 곳”이라며 “삶이라는 골목을 지나면서 미완성의 조각들을 모아 나도 수항리와 함께 익어갔다”고 말했다. 또 “나의 마음과 몸도 수항골박물관에 전시될 것”이라고 했다. 이비단모래 시인은 출간 소감에서 “내 인생 45년, 그 길을 동반한 수항리는 오선지에 음표 그려지듯 옹이가 하나씩 들어찬 곳”이라며 “삶이라는 골목을 지나면서 미완성의 조각들을 모아 나도 수항리와 함께 익어갔다”고 말했다. 또 “나의 마음과 몸도 수항골박물관에 전시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비단모래 시인은 PSJ행복연구원을 운영하는 원장이자 방송인이고 시낭송가이면서 ‘시시낙랑(詩詩樂朗) 시 쓰기’ 강사이기도 하다. 기존 출간 시집으로는 <아이야 별 따러 가자>, <아름다운 동행>, <친정아버지>, <읍내동 연가>, <꽃 마실 가는 길에>, <비단모래>, <특히, 그대>, <꽃잠> 등 10권가량이 있다. 산문집으로는 <내 안에 그대가 있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