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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지역 장애인시설 대표 A씨 ‘갑질 의혹’

갑질투서 익명으로 전국 각지 사회복지사협회에 우송
반말·여직원 나무수집 작업 동원·직원에게 선거차량 운전
심지어 화상회의에 신혼여행중 직원 접속 여부도 확인
A씨 “성과위주 때문에 이런 결과 나와”... 수탁법인, A씨 대기발령
A씨, 인권강사·전라북도 협회장·한국 수석 부회장 활동

“‘답정너’인 기관장 한 사람의 독단 운영에 모두가 몸살을 앓고 있는 현실을 여러분께 고발합니다.”

진안지역 장애인복지 업무를 수행하는 한 단체에서 A대표가 상시 ‘갑질’을 했다며 이를 고발하는 내용이 담긴 ‘투서(호소문)’ 수십 통이 전국 각지 사회복지사협회에 우송돼 파장이 일고 있다.

위탁기관인 진안군과 수탁기관인 ‘(사)나누는 사람들’이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사)나누는 사람들’이 선임한 이 시설 관리자다.

전국 사회복지사들을 상대로 발송된 이 투서에는 ‘A대표의 갑질’ 해결에 동참해 달라는 호소가 담겨 있다.

사태가 발생하자, 전주 소재 수탁기관인 ‘(사)나누는 사람들’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그러면서 ‘갑질 의혹의 주체’로 지목받고 있는 관리자 A씨를 일단 대기 발령시켰다. 위탁기관인 군은 이 단체 직원 전원과 면담을 실시하면서 계약해지까지 염두에 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A4용지 4쪽 분량의 이 호소문은 지난 1일 전주 소재 우체국에서 발송돼, 지난 2일 45개소가량의 전국 각 시·도 사회복지사협회 등에 등기 우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소문에는 ‘A씨가 운영 책임을 맡은 직장에서 그 직원(사회복지사)들에게 상시적 갑질을 했다’는 다수 사례가 요약, 적시돼 있다.

익명으로 뿌려진 이 호소문은 ‘고발장’이라는 세 글자로 시작하며 ‘A대표에 대한 고발장’이라는 제목과 함께 ‘사회복지 현장 동료 여러분께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합니다’라는 부제목이 붙어 있다.

투서에는 ‘폭력적 갑질’이라고 명명한 A씨의 여러 행적이 요약돼 있다.

투서에 따르면, A대표는 평소 직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반말’을 사용했다. 시말서를 쓰도록 강요하면서 ‘빨간펜’ 수정을 거쳐 자신이 원하는 대로 문구를 수정하고 시말서 왕국을 만들었다.

또, 장애인 월동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12월(A대표는 11월이라 해명) 날씨에 여직원들까지 강제 동원해 여러 날 동안 나무수집 작업을 시키고도 정작 A대표는 마지막 날에 나타나 “정리가 안됐다”는 등 온갖 생트집을 잡았다. 그런가 하면, 전라북도 ○○복지사협회장에 출마한 자신의 선거를 위해 직원을 동원, 여러 날 동안 차량운전을 시키기도 했다.

또 평소 A대표는 직원들에게 “일하기 싫으면 빨리 떠나라” “월급 주는 것이 아깝다” 등의 말을 하며 해직 공포감에 시달리게 했다. 평소 천막치기, 방송장비 지원, 청소시키기 등 개인적인 일에 직원들을 동원한 사실도 적혀 있다. 직원들이 천막치고 땀을 흘릴 때 시원한 사무실에 머물다 나타나서 ‘생트집 잡기’를 밥 먹듯이 했다고도 적혀 있기도 하다. 비상연락망을 가동한다며 저녁 8시에 화상회의를 소집해 신혼여행 중인 직원까지 접속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대표는 “윤리적 도덕적으로는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태가 초래된 이유에 대해 그는“제 자리는 수탁자가 바뀔 경우 고용승계가 되지 않는 자리다. 고용 불안감 때문에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조직을 성과 위주로 이끌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쥐어짤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이 있어서다. 군청에서 관리 가이드라인도 주지 않았고 관리방법을 가르쳐 주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투서 자체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표하면서 “등 뒤에서 칼을 꽂는 행위”라며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진안군은 “단체 대표가 잘하면 수탁기관을 바꿀 이유가 없다. A대표의 말은 변명에 불과하고 이 시설이 생긴 이후 A대표 때문에 골치 아픈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자기 뜻과 다르면 감독기관인 군청 직원의 말을 아예 듣지 않았다. 빠른 시일 내에 사실관계를 더 정확히 파악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 단체를 이용하는 주민들에 대한 복지서비스가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수탁기관인 ‘(사)나누는 사람들’은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다. 우리 법인 대표님과 A대표가 모든 직원 앞에서 공식적, 사적으로 사과했다”며 “진심어린 사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받은 상처를 조기 회복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군청이 취하는 조치가 있으면 그대로 따르겠다”고 했다.

이 시설은 ‘(사)나누는 사람들’이 지난 2014년 1월 1일 진안군과 위수탁 협약을 체결해 운영 중이며 수탁 종료 시점은 12월 31일로 예정돼 있다. A대표는 이 시설 설립 직후인 지난 2010년 3월 사회복지법인 ‘한기장복지단체’가 이 시설을 위탁받았을 때부터 관리자로 임명돼 지금까지 10년 넘게 그 운영 책임을 맡아왔다.

국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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