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남의 일이 아니잖아요. 나의 손길이 누구에게 닿았는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행복합니다”
엊그제의 장맛비 집중호우로 사상 유례없는 물난리를 겪은 익산시 중앙동 전통시장 일대 침수피해 현장에서 신속한 복구를 위해 내 일처럼 몸을 던졌던 우리 이웃들의 숨은 활약상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지난 한 해 걱정만 안고 살았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이번 수해로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온 1500여명의 시민과 자원봉사자들, 십시일반 마음을 보탠 기부천사들은 위기 속에 더 빛난 익산의 진정한 숨은 영웅들 이였다.
지난 5일과 8일, 짧은 시간에 내린 집중호우로 중앙동 일대 상가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손님들에게 건네질 예정이었던 물건들이 물에 젖으며 도로는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복구의 손길이 절실한 이곳에 자원봉사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익산의용소방대를 비롯해 60여개 자원봉사단체, 공무원, 일반시민 등 1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현장 정리에 나서면서 복구에 속도를 냈다.
하수구에서 역류한 물로 가득 찬 상가 지하와 주차장은 익산소방서가 양수기와 수중펌프를 동원해 물을 빼냈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남·여의용소방대원들과 봉사단체 회원들이 직접 발벗고 나서 양동이에 물을 퍼담아 빼냈다.
지하에서부터 계단과 건물 밖까지 물을 빼기 위해 죽 늘어선 자원봉사자들의 줄이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이처럼 특별한 장비 없이 맨몸으로 부딪히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피해 현장은 녹록치 않았다.
오수관이 넘친 탓에 상가 지하에서 진동하는 역한 악취와 오염된 물, 각종 쓰레기 때문에 작업하는 의용소방대원들은 구토와 피부발진으로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특히 한 대원은 계속되는 고된 작업으로 현장에서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발이 물에 퉁퉁 불어 찢어지는 사고는 다반사였다.
현장 복구 작업을 물밑에서 지원하는 자원봉사자도 많았다.
여러 청년·봉사단체 회원들은 지상 상가에서 물에 젖어 못 쓰게 된 가전제품과 가구를 밖으로 꺼내고 상가 내부를 깨끗하게 청소하며 상인들을 도왔다.
적십자사와 새마을회원들은 이불과 의류 점포에 투입돼 이동세탁차량을 활용해 젖은 이불과 의류를 깨끗이 세척했고, 익산시자원봉사센터는 상가 내·외부와 거리에 방역소독을 진행했다.
모두가 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나눔을 주저하지 않은 시민들 덕분에 수마가 할퀴고 간 현장은 훈훈함으로 가득찼다.
피해 소식을 듣자마자 전라북도자원봉사센터와 도우리봉사단, 원불교봉공회는 현장에 밥차를,전북도·진안군·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세탁 차량을 지원했다.
일반기업과 개인, 단체에서 식료품과 마스크, 성금 등을 잇따라 지원하며 자원봉사자들이 현장 복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수해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나눔의 손길도 이어졌다.
모금 시작 일주일 만에 1억3872만원의 성금이 모금됐다.
정헌율 시장은 “피해 상인들을 지켜내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와 헌신한 많은 자원봉사자와 따뜻한 마음을 나눠준 기부자들을 보며 익산 시민들의 나눔과 연대의 힘을 다시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며 “행정에서도 피해 주민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 하겠다”고 말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