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민들의 힐링을 위한 신흥수원지 둘레길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도심 속 아름다운 수변공간을 시민들에게 안전하게 돌려주려는 취지가 무산되자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것은 물론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계산이 앞선 결정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20일 익산시에 따르면 내년도 본예산안에 계상됐던 신흥수원지 둘레길 안전시설 설치공사 예산 6억20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올해 시는 비대면 천만송이 국화축제 전시기간인 10월 20일부터 11월 14일까지 신흥저수지를 따라 걷는 순환형 둘레길 산책로 전체 구간 2.1km를 임시 개방하면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 3주간의 개방 기간 동안 둘레길을 찾아 힐링을 만끽한 시민들은 1만1400여명에 달한다.
입소문을 타고 수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도심권에 이렇게 아름다운 수변공간이 있는 줄 몰랐다는 반응이 대종을 이뤘다.
이에 시는 신흥저수지 가을꽃정원 개방을 1주일 연장했고, 상시 개방 방안을 검토해 내년도 본예산안에 신흥저수지 전체를 둘러싸는 펜스와 CCTV 설치 등을 위한 둘레길 안전시설 공사 예산 6억2000만원을 계상했다.
하지만 이를 심의한 익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강경숙)는 수원지 오염 우려, 시민 안전 등을 이유로 해당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시는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수변공간을 개방하되 상수원 보호나 시민 안전상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안전시설 설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설득에 나섰지만, 산건위는 삭감 입장을 고수했다.
둘레길 예산 삭감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 박모씨(43·모현동)는 “올 가을 직접 가보기 전까지 정말 이런 곳이 익산에 있는 줄 몰랐다”면서 “너무 좋아 항상 개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서 안 된다고 하는 건지 내년 선거를 염두에 둔 계산인지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른 시민 유모씨(66·평화동)는 “시민을 위한 일인데, 큰 문제가 없다면 의회도 동참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시민들이 좋다는데 시민의 대표라는 의원들이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경숙 위원장은 “시민들에게 아름다우 수변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와 그 필요성은 인정됐지만, 다수 의원분들이 한시적이 아닌 상시 개방은 상수원 보호와 시민 안전 측면에서 불가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올해 임시 개방 이후 시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고 상시 개방 요구도 계속 이어져 안전시설 설치 예산을 올린 것이며, 수원지 관리 책임이 있는 부서 입장에서는 사실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시민들을 위해서 어렵게 결정한 적극행정의 일환”이라며 “계속해서 의회를 설득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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