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낙상사고인가, 강력사건인가

진안서 이웃주민 간 대화 후 1명 피 흘린 채 숨져
해당 주민 "자신과 무관"⋯유족, 목격자 제보 당부

“정말 착한 사람이 비명횡사했습니다. 사인을 밝혀 원통함을 꼭 풀어주세요.”

진안지역에서 덕망가로 평가 받는 전직 조합장 A씨가 이웃주민과 대화 직후 피를 흘린 채 땅바닥에 쓰러져 숨지자 마을주민들이 정신적 공황에 빠졌다.

그 누구와도 다투기 싫어하는 성격인 A씨는 지난달 20일 오전 7시 무렵 자신의 집에 찾아와 격한 말을 쏟아내는 같은 마을주민 B씨와 대화하던 중 유일한 목격자인 ‘A씨 아내’가 휴대폰을 찾으러 집안에 들어간 사이에 숨졌다.

당시 B씨는 ‘자신과 관련된 일’을 따지며 A씨에게 격한 언사를 쏟아냈으며 A씨는 B씨의 주장을 부인하는 형식의 대화가 한동안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둘 사이의 대화는 ‘A씨의 아내’가 지켜봤다. 아내는 사고지점(마을안길)에서 10m가량 떨어진 ‘집 현관문’ 근처에서 남편이 곤경에 처한 상황을 지켜보다가 휴대폰을 찾으러 집안으로 들어갔다. 아내가 휴대폰을 가지고 되돌아오기까지는 1분가량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내가 다시 나왔을 땐 남편 A씨는 얼굴이 땅바닥으로 향한 채 피를 흘리고 있었다.

아내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이웃집 사람들이 달려와 심폐소생술을 계속했지만 A씨의 멈춘 호흡은 되살아나지 않았다.

현재 유족들은 마을 내에 제보자를 찾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지난 3월 20일 저희 아버지께서 억울한 죽음을 당하셨습니다. 아침 7시 10분~20분 사이 전주방향 마을도로를 지나가신 목격자 제보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B씨는 A씨가 쓰러질 당시 유일하게 현장에 같이 있던 사람이다. B씨는 A씨의 죽음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네 주민들은 “착한 사람이 비명횡사하는 동네에서 더 이상 못 살겠다”며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경찰은 A씨 시신을 부검 의뢰했으며, 확보된 녹화장치(블랙박스) 등 사건 관계 물품을 국과수에 보내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부검의사 소견에 따르면 A씨의 사인은 ‘외상성 뇌출혈(뇌 지주 막하 출혈)’이다. 뇌출혈에는 고혈압 등으로 발생하는 ‘질병성’과 머리나 안면부 또는 목 등에 큰 힘이 작용해서 발생하는 ‘외상성’ 두 가지가 있다. 

A씨의 경우, 강한 외력이 턱뼈에 작용해 목이 과하게 젖혀지면서 목 뒤쪽 추골동맥이 찢어졌고 이로 인해 ‘뇌 지주 막하 출혈’이 발생했다. A씨는 사망 당시 턱이 3㎝가량 찢어진 상태였으며, 만일 A씨가 넘어진 것이라면 갑작스러운 외력에 손 짚을 여유 없이 턱 등 얼굴 부위가 지면에 먼저 닿았을 것이라는 게 부검의사의 소견이다.

진안경찰은 A씨 죽음 원인을 밝히기 위해 두 번에 걸쳐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지난달 24일에는 B씨를 현장에 나오게 해 사건을 재현했고 지난달 30일에는 그동안의 수사를 토대로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 경찰관이 수차례 이를 반복 재현하는 방식으로 검증을 진행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몇 차례의 현장 검증을 더 실시할 예정이다.

국승호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부尹대통령, 6시간만에 계엄 해제 선언…"계엄군 철수"

정부尹대통령 "국무회의 통해 계엄 해제할 것"

국회·정당우의장 "국회가 최후의 보루임을 확인…헌정질서 지켜낼 것"

국회·정당추경호 "일련의 사태 유감…계엄선포, 뉴스 보고 알았다"

국회·정당비상계엄 선포→계엄군 포고령→국회 해제요구…긴박했던 15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