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제멋대로 ‘임시휴무일’ 정하고 전원 야유회 다녀온 진안군의회

청사 현관엔 '임시 휴무' 안내문만 덜렁
군의회 “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시찰”
주민 “시찰 가장 혈세 들인 무개념 야유회”

image
17일 텅빈 군의회청사 전경

“2023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 시찰을 통해 명품지방정원 조성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순천만) 선진지 시찰을 실시하고자 하오니 (군의회) 방문객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17일 진안군의회 청사 입구에 붙은 A4용지 크기의 안내 문구다. 일시는 ‘5월 17일 08시~17시’, 장소는 ‘전라남도 순천시, 여수시 일원’으로 적혀 있으며, 참석인원은 진안군의회 전직원이라고 돼 있다.

진안군의회 의원 대부분과 직원 전원이 17일 임의로 ‘임시휴무일’을 지정, 온종일 의회청사를 비운 채 ‘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 다녀와 “개념이 실종된 의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image
17일 군의회 청사를 홀로 지킨 안내문

군의회는 이날 오전 일찌감치 의회청사를 출발해 순천만으로 향했던 것으로 전한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차량에 오른 인원은 김민규 의장부터 미화 담당 직원까지 25명가량이다. 의원 정수 7명 가운데 김 의장, 이미옥 부의장, 김명갑·동창옥·손동규 등 의원 5명을 비롯해 성운경 과장 등 의회사무과 소속 직원 14명가량, 김갑기 수석전문위원 등 전문위원실 소속 직원 5명가량이다. 덜렁 붙은 안내문만이 군의회 청사를 지켰다.

군의회는 평일인 수요일을 합당한 이유 없이 ‘임시휴무일’로 지정해 법 저촉 여부를 따지기 전에 ‘개념이 실종 의회’, ‘1년도 안 돼 나사 풀린 의회’라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소식을 접한 주민 A씨는 “군의회가 제멋대로 텅 비어 있다면 의회를 통해 다급한 민원을 해결하려는 주민에겐 참으로 갑갑한 일이 될 것”이라며 “선거 때 표를 구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당선된 지 1년도 안 돼 초심을 잃은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사가 풀릴 대로 풀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규 의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군의회가 다음 달 중으로 방문할 계획인 독일 국제정원박람회 해외연수에 앞서 우리나라 최고의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사전에 공부해 보려는 차원에서 순천만 방문을 추진했다”는 요지의 답을 내놨다. 

군의회는 다음 달 국제정원박람회의 메카로 불리는 독일 등 유럽 해외연수가 예정돼 있다. 김 의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순천만 방문은 한 마디로 유럽 해외연수의 예습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 

김 의장의 설명을 원액 그대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필요한 인원을 과도하게 넘겨 순천만을 간 게 아니냐”며 “이건 ‘시찰’이란 이름으로 혈세를 쓰며 ‘야유회’를 간 것”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크든 적든 군민 혈세를 이렇게 함부로 썼다간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필이면 이날이 1980년 5월 17일 신군부의 비상계엄 확대 조치일인 데다, 광주 민주화운동일 5월 18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어서 “민주당 소속 의원이 주를 이루는 군의회가 역사 인식도 빵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날 시찰에 빠진 2명은 이명진, 이루라 의원이다. 두 명의 의원은 공히 “개인적 또는 공적인 일 때문에 빠진 것”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국승호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부尹대통령, 6시간만에 계엄 해제 선언…"계엄군 철수"

정부尹대통령 "국무회의 통해 계엄 해제할 것"

국회·정당우의장 "국회가 최후의 보루임을 확인…헌정질서 지켜낼 것"

국회·정당추경호 "일련의 사태 유감…계엄선포, 뉴스 보고 알았다"

국회·정당비상계엄 선포→계엄군 포고령→국회 해제요구…긴박했던 15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