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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김제 모악산 ·성산공원·시민문화체육공원

금산사 가는 길 ([email protected])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지천으로 물드는 단풍을 두고 서정주 시인은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든다 했다. 그 살벌한 타오름이 이 가을 사람 마음을 진홍빛으로 물들인다. 붉게 물든 단풍에 그 아련함을 데우고 갈대밭에 숨죽이는 노래를 듣는다. 가을에는 어디라도 떠나도 좋으리... 징게멍게 외얏밋들에 번져오는 단풍 진 들녘을 소풍가듯 가고 싶다. 의외로 작은 길에서 만나는 큰 기쁨은 따분한 일상을 털어내기에 충분하다.

 

모악산 찻집 ([email protected])

 

▲ 모정(母情)의 뜨거움에 모악산은 더욱 그리워라

 

모악산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쌀쌀한 가을이 되면 더욱 따뜻한 기운으로 반기는 어머니의 산, 모악산은 천년사찰 금산사의 그윽한 분위기와 그 운치가 가히 최절정을 맞는다. 조용히 엎드려 속세의 상념을 내려 놓는다. 금산사 경내의 흐르는 계곡 물소리도 깊어졌다. 햇빛도 제몸을 잘게 부수어야 겨우 이 길을 지날 수 있을 것 같다. 적멸의 공간으로 향하는데 무슨 생각이 필요하겠는가? 사찰에서 등산로를 따라 심원암으로 오르는 길은 가을 숲의 호젓함에 마음의 여유가 절로 깃든다. 차가운 물 한 모금이 촉촉히 젖은 땀을 한방에 씻기운다.

 

이 곳 모악산은 산행의 묘미 말고도 금산사 초입에 위치한 금평저수지를 끼고 달리는 터널길의 운치가 제법이다.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가을에는 선홍색 단풍이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길을 달려 금산사 삼거리에서 청도리길로 진입하면 봄날의 아련한 벚꽃 길을 회상하며 모악산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빨리 달리기엔 아쉬움이 많은 길이다. 이 길에는 갖가지 음식점들이 즐비하고 정원이 아름다운 전통찻집들이 있어 차 한잔의 여유를 만끽하기에 더 없이 좋은 코스다.

 

시민문화체육공원 주변의 억새풀 ([email protected])

▲ 성산공원

 

작다고 누가 얕잡아 볼 수 있겠는가? 시민들의 휴식처로 거듭나고 있는 성산공원은 도심속 가까이에서 가장 먼저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소곤소곤 담소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밖에서 바라보면 평범한 산으로 보이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산은 깊고 넓다. 300∼500년 된 느티나무들이 두 팔을 다 펼쳐 안아도 모자랄 만큼 웅장하다. 그 느티나무 낙엽들이 공원 숲길을 다 메웠다.

 

마치 멀리서 보면 고추를 널어 놓은 것처럼 도르르 말린 낙엽 쌓인 숲길에 그대로 눕고 싶어진다.

 

구불구불 여기 저기 난 오솔길이 참으로 정겹다. 그 길, 간간히 비치된 벤치에서 무거운 발길을 쉬어갈 수 있다. 이 산책길에는 잔잔한 음악도 들을 수 있어 산행의 묘미가 더한다. 그러기에 이 길에서는 너무 많은 말을 삼가고 그저 몇 마디를 건네면 족하다. 숲길 전체를 한바뀌 돌아보면 1시간 정도는 족히 지난다. 멀리 떠나지 못할 때 짧은 시간 가을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 시민문화체육공원

 

넓게 조성된 시민문화체육공원에는 시민운동장 주변으로 억새풀이 우거진 수변공원의 정취가 기대 이상이다. 군데 군데 억새풀이 하늘거리는 사이로 새털 구름이 떼지어 노니는 모습에 그만 마음이 절로 열린다. 발아래 호수가에는 햇살이 잘게 부서져 내리고 달빛은 유난히 반짝거려 눈이 부신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조용히 산책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이 곳 수변공원에는 놀이터를 둘러 약 20m 가량의 지압길이 조성 되어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주말이나 저녁 산책코스로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최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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