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산행은 뭔가 색다르다. 산 전체가 단풍으로 물드는가 하면, 흐드러지게 이어지는 억새 파도가 등산객들을 유혹하곤 한다.
특히 단아한 운치로 치장한 억새 군락은 형행색색의 단풍과는 또다른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바람 따라 출렁이는 억새물결을 따라 걷노라면 메말랐던 가슴 속의 낭만도 되살아난다. 억새는 또 햇살에 따라 색깔을 달리한다. 보는 위치에 따라 황금색이었다가 역광(逆光)의 햇살을 받으면 은빛으로 출렁댄다.
장수군 장수읍·계남면·번암면에 걸쳐있는 장안산(1237m)은 바람에 흔들거리는 광활한 억새밭을 품에 두른 '전국적인 억새명소'다.
백두대간 산줄기에서 뻗어 내린 우리나라 8대종산 가운데 호남 종산인 장안산은 호남·금남 정맥의 어머니 산이다. 동쪽으로 백운산, 서쪽으로 팔공산을 품으며 호남과 충청지역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장계면 논개 생가지를 지나 무령고개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 오르다보면 등산로를 따라 흐드러지게 핀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무령고개에서 정상을 잇는 왕복 4시간의 거리는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산행코스로 이름높다. 날씨가 화창할땐 멀리 덕유산과 지리산 조망까지 더해져 가을산행하기에 더 없이 좋다.
장안산 산행은 무령고개에서 억새능선-정상-남서릉, 법연동을 잇는 무령고개 코스(3시간 소요)와 계남면 장안리 괴목 기점코스(3시간30분 소요), 장수읍 덕산리 법연동-남서릉 능선, 연주동-덕산계곡 남릉 코스(4시간30분 소요)가 대표적인 코스다.
이 가운데 무령고개에서 억새능선-정상-남서릉, 법연동을 잇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무령고개에서 온통 은빛 물결로 출렁이는 억새평원을 지나 하산길에 접어들면 골짜기 경관이 빼어나고 단풍 풍경이 좋은 덕산계곡과 용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장안산 억새밭은 넓고 장대하지는 않지만 산행의 아기자기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임진왜란때 논개의 혼이 서려 있는 장안산은 능선상에는 정상인 상봉을 비롯해 남쪽으로 중봉, 하봉이 솟아 산행에 아기자기한 변화가 있고, 정상에 서면 북으로 덕유산을 비롯해 백두대간의 큰 산줄기와 멀리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서북쪽으로 금강, 서남쪽으로 섬진강, 동남쪽으로 낙동강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으며, 백두대간 자락인 인근 영취산 정상에서 출발하는 금남호남정맥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지난 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예전엔 장안산에 한번 올라치면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오는 길도 험하고 힘들었지만 요즘엔 88고속도로에 이어 대진고속도로와 익산-장수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전국 어디서나 2~3시간이면 장수군에 다다를 수 있다.
대진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장수 IC를 빠져 나온 후 19번 국도로 5분 가량 가면 장계우회도로를 지나 26번 국도를 만나게 된다. 26번 국도에서 함양방향으로 10분정도 지나 보이는 논개생가지 안내판을 따라 20분 가량 가다보면 무령고개를 만난다.
88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남장수 IC에서 19번 국도를 이용, 번암면과 장수읍, 계남면과 장계면을 거쳐 무령고개로 가는 방법이 있다.
◆ 장안산 주변 볼거리는
▲논개생가지·논개사당=장수군은 임진왜란때 왜장을 껴안고 진주 남강에 투신한 의암 주논개가 태어난 곳이다. 특히 장계면 대곡리 주촌마을은 주논개가 태어난 마을로 당시 마을이 대곡제에 수몰되는 바람에 장수군에서는 남아 있는 당상 옆에 생가를 비롯해 의랑루, 단아정, 기념관을 건립해 논개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오고 있다. 지방기념물 제46호로 지정된 논개사당(의암사)은 주논개의 충절을 선양하고 기리기 위한 곳으로, 1846년 논개생장향수명비를 세운 후 1955년 지역주민들의 성금으로 장수읍 남산에 건립됐다.
▲장수향교=보물 272호로 지정된 장수향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향교로 60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장수읍에 위치하고 있는 장수 항교는 임진왜란때 왜병이 장수까지 침입해 소실의 위기에 처했으나 충복 정경손의 결사적인 지킴으로 인해 화를 면해 건립 당시 8포형 건립구조를 오늘날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덕산계곡=영화 '남부군'에서 회문산에서 철수한 전북도당이 덕유산에서 이현상 부대인 남부군과 합류, 빨치산 500명이 1년만에 처음으로 옷을 벗고 목욕하는 인상적인 장면이 덕산계곡에서 촬영됐다. 덕산계곡은 깊고, 은밀하며 물은 맑고 깨끗하다는 점을 자랑한다.
▲방화동 가족휴가촌=장안산 상류에서부터 죽산리까지 30리 골짜기 중간쯤에 물길이 S자를 그리며 흘러가는 곳에 방화동이 있다. 주변 자연수림과 물길이 어우러져 천혜의 경관을 이루는 곳에 가족 휴가촌에는 체육광장, 자동차야영장, 넓은 주차장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고 가족호텔과 휴양콘도미니엄 등이 있다.
▲지지계곡=장안산과 백운산 사이의 무룡고개를 상류로 서남쪽에 장장 오십리를 감돌아 번암면 소재지로 나오는 골짜기를 지지계곡이라 한다. 번암교를 건너 번암초등학교 동화분교가 있는 동화리와 길다란 동화댐을 끼고 오르면 군데군데 마을 이 형성되어 있는 지지리를 거쳐 3거리 청옥마을에 당도하면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수림속에 4줄기 물줄기가 내려 쏟아지는 청옥폭포를 만난다.
▲주변 식당=삼봉가든(한우·흑염소주물럭) 수분령휴게소(순두부백반) 하늘가득장수한우전문점(한우) 동화댐가든(다슬기수제비) 송산가든(오가피백숙) 지지계곡산장(토종더덕닭백숙) 청기와집(한방오리탕) 진풍장회관(쏘가리탕) 장안산관광농원(장수흑돼지바베큐) 토옥동산장(송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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