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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⑩구례 산동마을~섬진강 매화마을

봄내음 살랑살랑…꽃처녀 두근두근…오매! 날 좀 보소

바람이 분다. 처녀총각들의 가슴을 '콩닥'이게 하는 봄바람이다. 모든 것들이 생동할 때 짐을 꾸리는 것은 오묘한 맛이다. 그래서 봄에 만나면 색다른 여행지들이 매체에서 잇따라 소개된다.

 

3월도 춘분을 지나 끄트머리에 접어들었다. 이즈음 남도의 양지에는 봄꽃이 다투어 피어오른다. 그중 백미는 단연 매화다.

 

지난 주말 도내 편집기자들로 구성된 여행모임 ETC(Editer Tour Club)가 섬진강의 매화향기 따라 전남 광양시 매화마을로 봄마중에 나섰다.

 

◆ 탐스럽게 꽃망을 터뜨린 매화마을

 

꽃샘추위가 차갑기는 하지만 수런수런 번지는 봄기운을 이길 수 는 없는 법이다. 전남 광양 매화마을에는 이미 대자연의 봄 잔치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한 제14회 광양매화문화축제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미 끝났지만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핀 매화는 상춘객을 유혹하고 있다.

 

광양 섬진강 물길과 나란히 달리는 861번 지방도 변의 봄은 매화꽃으로 별천지를 이룬다. 매화가 군락을 이루고 그 매실 명인 홍쌍리 여사가 일군 12만여평 규모의 청매실농원이 있다. 농원이라기 보다는 꽃동산에 더 가까울 만큼 사계절 풍치가 빼어나다. 청매실농원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매화나무 집단재배를 시작한 곳. 이곳에는 매실을 담은 장독 항아리 2500여개가 가지런히 정렬돼 있다. 따스한 봄 햇살을 가득 받은 장독에는 매실된장, 고추장이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 영화세트장의 매화마을

 

꽃잎이 함박눈이 되어 내리는 매화마을의 광경은 인공적인 딱딱한 영화 세트장보다 시간의 흔적으로 만들어진 작은 오솔길과 산언덕 멀리 바라보이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광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많은 영화인들이 찾고 있다.

 

백매화, 홍매화, 청매화가 어지럽게 뒤썩인 매화마을은 서편제, 첫사랑, 북경반점, 다모, 천년학 등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였다.

 

청매실농원 중간쯤 들어서면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을 찍은 초가집 세트장이 나온다. 이 초가집은 봄맞이 관광객들을 위해 막걸리와 파전, 도토리묵 등을 맛깔스러운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전망대에 올라서면 문학동산 일대를 가득 덮은 매화꽃과 수려한 섬진강 풍경이 상춘객의 마음을 빼앗는다.

 

◆ 매화마을 주변 또 다른 볼거리

 

시간이 넉넉하다보면 섬진강일대를 찾아보자.

 

매화가 섬진강변을 수놓기 시작하면 구례 산동마을의 산수유 꽃도 이에 질세라 샛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먼저 핀 매화를 시샘이라도 하듯 산동면 일대의 크고 작은 마을은 콩알만큼 작고 샛노란 산수유가 꽃망울을 활짝 터뜨려 붓으로 노란 물감을 칠해 놓은 듯 하다.

 

매화꽃과 산수유꽃이 지고나면 이 일대 국도는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광양매화마을 건너로 하동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다운 구간은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5km. 울긋불긋 꽃대궐이 따로 없다.

 

이밖에도 드라마 토지 촬영지로 유명한 평사리 최참판댁, 지리산 8대 사찰 중 가장 큰 사찰인 화엄사의 우리나라 현존 최대 목조건물인 각황전 등 문화재를 볼 수 있다.

 

◆ 일품 재첩국... 봄꽃도 식후경

 

꽃피는 봄 상춘객을 즐겁게 하는 건 화려한 꽃과 함께 혀를 감동시키는 맛있는 음식들이다.

 

광양 섬진강 매화마을 주변에서는 재첩국을 맛봐야한다. 재첩 진국 한 그릇에 보통 7,000원. 화개장터내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구수한 국물에 부추를 듬뿍 넣은 재첩국은 그야말로 천하일품이 따로 없다.

 

또한 섬진강 하구인 망덕포구는 겨울에서 초봄까지 즐겨 먹는 벚굴이 유명하다. 100% 자연산인 벚굴은 어른 손바닥보다 크고 벚꽃이 필 때 가장 맛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섬진강변의 횟집에서 벚굴을 내놓는다.

 

이밖에 백운산 아래 자생하는 참나무 숯과 한우 고기가 만나 유명해진 광양불고기, 석쇠에 부드러운 고기를 올려 구워내는데 말 그대로 고기가 살살 녹는다. 광양에서 나는 산마늘잎과 깻일말이, 묵은지, 매실 장아찌 등 밑반찬도 깔끔한다

 

자! 따스한 봄볕이, 그윽한 꽃내음이 그립다면 섬진강 매화마을로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과 함께 달려갈 일이다.

 

◆ 찾아가는 길

 

전주에서 남원간 도로인 17번 국도를 40분가량 타다 구례 방향으로 새롭게 난 국도를 탄다. 이 도로를 이용 하동 하개마을로 한시간 가량 달리다보면 지천에 흐드러지게 핀 섬진강 매화마을에 진입한다. 목적지에 가는 중 샛노란 산수유 꽃으로 만개한 구례 산동마을은 또 다른 여행의 맛을 제공한다.

 

네비케이션을 이용할 경우 전남 광양 섬진강 매화마을을 입력하면 된다. 차만 밀리지 않는다면 1시간 30분안에 도착할 수 있어 섬진강 주변 볼거리와 함께 하루코스로 멋진 여행을 기대해도 좋다.

 

▲전주 17번국도~임실~남원 19번국도~구례~하동 화개마을~남도대교 건너 좌회전~16㎞

 

◆ ETC(Editer Tour Club)는 전북 편집기자협회 회원들로 구성된 여행을 사랑하는 모임이다. 지난달 18일 발족해 회장인 전라일보 최병호 차장을 비롯 편집기자 15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3일 전남 광양 섬진강매화마을 여행을 시작으로 푸른전주 운동본부와 함께하는 생태기행, 둘레길 탐방 등 월 2회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또한 블로그( http://blog.naver.com/cbh500)를 운영해 산과 계곡, 바다, 하천, 숲과 나무, 생태 문화재 등 지역의 다양한 관광자원에 대한 설명과 함께 회원들의 여행 이야기 등을 싣고 있다.

 

육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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